
한국관 전경, 2026. 사진: 감동환. © 아르코
지난 5월
9일,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가 공개되었다. 이번 한국관 전시는 최빛나 예술감독이 기획하고 노혜리, 최고은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관은 베니스비엔날레 자르디니에 자리한 32개국 30개 상설 국가관 중 하나로, 1995년 26번째로 개관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한국관의 역사적·공간적 맥락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사의 감각과 동시대적 사유를 국제 관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관을 역사적 과도기이자 현재진행형의
운동 공간인 ‘해방공간’의 임시적 기념비로 제시한다. 최빛나 예술감독은 한국관이 지닌 경계와 방어의 ‘요새’, 생명을 보듬고 키우는 ‘둥지’의
대조적 감각에 주목하며, 두 작가의 조각적 설치와 수행적 작업을 통해 신체, 공간, 물질의 관계를 새롭게 탐색한다.

한국관 전경, 2026. 사진: 감동환. © 아르코
최고은 작가는 〈메르디앙(Meridian)〉을 통해 동파이프를 활용한 조각적 설치로 자오선과 경락이 암시하는 신체와 공간의 흐름을 구현하고, 노혜리 작가는 오간자(organza)로 구성된 움/막과 8개의 스테이션(stations)으로
이루어진 〈베어링(Bearing)〉을 통해 지탱과 전환, 공생의
감각을 수행적 작업으로 확장한다.
각 스테이션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수행자들이
전시 기간 동안 매일 특정한 의례를 수행하며, 한국관을 고정된 전시 공간이 아닌 움직임과 관계가 발생하는
장소로 전환한다.
이번 전시는 동료 예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사회 현장 속 창작자 및 활동가를 펠로우(fellows)로 초청하여
해방공간 기념비로서 한국관의 운동성과 연대의 폭을 넓힌다. 초대 펠로우는 농부-활동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 총 5인이다.
이들의 작업은 『해방공간 선집 1』(이하 ‘선집’)에 수록되거나 〈베어링〉을 구성하는 스테이션에 배치된다.

한국관 전경, 2026. 사진: 감동환. © 아르코
선집은 이번 전시의 주요 구성 요소로 포함된다. 해당 출판물에는 예술감독의 큐레토리얼 노트, 작가와 펠로우 대담, 펠로우들의 글 및 이미지뿐만 아니라 사회학자 에이버리F. 고든의
에세이와 하와이 선주민 학자이자 시인, 활동가인 자메이카 오소리오의 에세이가 수록된다.
각각의 에세이에서 에이버리F. 고든은 여순사건을 중심으로 한국의 역사적 해방공간에 대한 해석과 의미의 확장을 다루며, 자메이카 오소리오는 ‘해방’과
‘주권’을 돌봄과 안식처의 개념으로 재정의한다. 해당 출판물은 전시장 내 ‘나눔 스테이션’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전시 웹사이트(https://pavilion2024dev.github.io)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관 전경, 2026. 사진: 감동환. © 아르코
한국관은 자르디니 내 유일한 두 아시아 국가관인
일본관과 사상 최초의 국가관 간 협업을 선보인다. 지난 3월
홍콩 아트바젤 기간 공동 조찬 행사를 시작으로, 전시에서도 협업 기반의 작업과 퍼포먼스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일본관 전시 《달 아기, 풀 아기》와 연계해 최고은의 〈메르디앙〉 일부는 일본관 부지에 설치되어 두 국가관의 경계로 기능하는 수풀을
가로지르며, ‘해방공간 기념비’ 가이드가 일본관에 배치되어
관람 동선이 한국관 전시의 일부로 확장된다.
또한 노혜리의 〈베어링〉을 수행하는 ‘베어러(bearer)’는 일본관 전시의 주요 작품 요소인 아기 인형을
매일 한 차례 한국관으로 산책시키며 〈베어링〉을 구성하는 여덟 개 스테이션을 순환한다.
이번 한국관 전시에 대해 이범헌 위원장은 “‘해방공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맥락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장하고, 이를 국제 미술 현장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특히 전시가 하나의 결과물에 머무르지 않고 수행, 협업, 네트워크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한국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