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I Don’t Think It’s Anything》 © CHOI&CHOI Gallery

초이앤초이 갤러리는 서울 연희동으로 공간을 이전한 후 선보이는 첫 전시로 나현 작가의 개인전 《아무것도 아닐거야》를 4월 19일까지 개최한다.

나현은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시간,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서사를 교차하고 뒤섞으며 가려져 있던 인식의 잉여지대를 드러내고 탐구해 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에서 역사는 연대기적으로 정리된 기록이 아니라, 흩어진 사건과 사소한 흔적, 주변부로 밀려난 존재들이 겹겹이 포개지며 다시 구성되는 하나의 장면에 가깝다. 자연의 흐름, 사라진 목소리,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들은 그의 작업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현재로 소환된다.


Installation view of 《I Don’t Think It’s Anything》 © CHOI&CHOI Gallery

이번 전시는 나현이 지속적으로 전개해 온 ‘역사해석’의 궤적을 따라가며, 인간과 자연, 기억과 장소, 신화와 현실이 만나는 지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업들은 각각 다른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질서, 기록과 망각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낸다.

나현은 사소해 보이는 오브제와 흔적, 주변부의 이야기들을 집요하게 수집하고 배열하며, 그 안에 잠재된 역사적 의미를 끌어올린다. 그의 설치는 완결된 서사라기보다, 끊임없이 확장되는 탐색의 과정이며, 관객은 그 안을 거닐며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