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Washingtonia》 ©ARARIO GALLERY

국내외 동시대 작가 38인이 참여하는 대규모 단체전 《워싱턴야자》가 제주도에 위치한 갤러리 레미콘과 새탕라움에서 1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1980년대 관광지 개발 과정에서 제주의 땅에 옮겨 심어진 워싱턴야자를 출발점으로 삼아, 동시대의 생태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식’이라는 개념을 탐구한다. 여기서 이식은 단순히 식물을 옮겨 심는 행위가 아니라, 낯선 것이 사회와 문화 전반에 뿌리내리며 기존 질서를 흔드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번 전시는 이동을 일으키는 자본, 제도, 기술과 같은 구조적 조건에서부터, 옮겨진 대상, 그것이 토착 생태와 맺는 관계, 나아가 혼종성과 경계 넘기의 가능성까지 이식의 역학과 다층적 풍경을 보여준다.

Installation view of 《Washingtonia》 ©ARARIO GALLERY

이로써 전시는 이식을 불협과 공존, 경쟁과 상생을 동시에 예비하는 창조적 동력이자, 존재들의 활발한 교섭의 장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워싱턴야자》를 통해 사라져가는 것과 (다시) 뿌리내리는 것,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생성되는 긴장과 새로운 지평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고, 이식이 지금의 세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지식이자 상상력의 원천임을 환기해 보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강제완, 강지혜, 김경란, 김대운, 김도균, 김동섭, 나윈 누통, 노은주, 문이삭, 박그림, 박웅규, 박은정, 박주애, 사다오 하세가와, 수 박, 실라스 퐁, 아쉬라프 바타예브, 앤드류 아난다 부겔, 양근배, 요이, 유진식, 이승훈, 이안 하, 이완, 임노식, 임지현, 임창곤, 임흥순, 전나환, 전혜림, 정연두, 정영호, 정주원, 최낙준, 최태훈, 크세니아 갈리아예바, 해요, 홍진솔(가나다 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