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학봉, 〈’삼일문’, 탑골공원 서울〉, 2025, Archival pigment print on photo paper, 90×60cm ©Prix de la Photographie, Paris
권학봉 사진작가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사진장 ‘PX3 2025(Prix de la Photographie, Paris)’에서
파인아트 부문 금상을 수상하고 동시에 해당 부문 전체 1위인 ‘올해의
사진가(Fine Art Photographer of the Year – Professional)’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PX3는 IPA 국제사진공모전과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즈(SWPA), 도쿄
국제 사진전(TIPA)과 함께 '세계 4대 사진 공모전' 중 하나로 손꼽히는 국제 사진상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설립된 이 공모전은 매년 100개국에서 수만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권학봉 작가의 수상작 ‘독립운동: 겹쳐진 시선(The
Independence Movement: Layered Gazes)’은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오늘날 도시 풍경 위에 시각적으로 중첩시킨 사진 시리즈로, 과거의 시선이 현재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2024년 말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혼란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외부의
위협보다 내부 권력의 혼탁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뿌리를 되묻게 했고, 작가는
그 답을 1919년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정신에서 찾았다.
작품 속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이화학당 교복 차림의 소녀로 유관순 열사를 연상시키지만 특정 인물의 재현을 넘어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독립운동가 전체를 상징하는 시각적
은유다. 권 작가는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유관순 생가터, 삼일문 등 독립운동의 역사적 공간을 오늘의 풍경과
병치시켜 과거를 박물관 속 유물이 아닌 현재를 향한 살아 있는 기억으로 되살린다.

권학봉 사진작가 ©권학봉
그는 “사진은 기록이자 질문이며 재현이자 저항”이라며 “과거의 이미지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는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PX3
심사위원단은 이번 작품을 두고 “정치적·역사적
메시지를 탁월한 시각 언어로 승화시킨 강렬한 프로젝트”라며 “기억과
현재, 예술과 저항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권학봉 작가는 앞으로도 국내외
독립운동 사적지를 기록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이번 수상작을 바탕으로 사진집 출간과 해외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