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Immortal Nature: Things That Exist for Themselves, Not for Others》 ©Whanki Museum

지난해 대규모 미술관 리노베이션을 진행해 약 10개월간의 장기 휴관을 가진 환기미술관은 재개관 특별전으로 《영원한 것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을 3월 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환기의 전 생애(1913-1974)에 걸친 예술 여정 속에서 그가 보고, 듣고, 느꼈던 혹은 스쳐 지나갔던 찰나의 순간들이 작품으로 탄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산과 달, 꽃과 새 등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정취를 담은 서정적인 초기 작품들부터 프랑스와 뉴욕에서 생활했을 때 선보인 추상 회화를 아우른다.

Installation view of 《The Immortal Nature: Things That Exist for Themselves, Not for Others》 ©Whanki Museum

김환기의 예술세계는 한국적인 미감과 문학적인 서정성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의 작업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민족문화라는 키워드에 자연의 추상언어를 융합시킨 독창적인 ‘시詩정신’이라는 예술철학을 정립하게 된다. 김환기가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뉴욕에서는 점차 구상성을 덜어내고 자연의 본질에 파고들어 ‘점, 선, 면’으로 응축된 추상성을 찾아갔다.

Installation view of 《The Immortal Nature: Things That Exist for Themselves, Not for Others》 ©Whanki Museum

김환기가 전 생애를 관통해 사유하던 예술세계의 화두는 자연이었다. 그에게 자연은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 것들”이자 영원불멸한 것으로, 절대적인 예술적 영감이자 그의 내면세계를 투영하는 장치였다.

이번 특별전은 김환기가 전 생애에 걸쳐 탐구해온 자연의 본질과 작가의 예술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작품과 더불어 작품에 영감이 된 수집품들도 함께 선보이며 김환기의 예술과 삶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