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b. 1989) 작가의 개인전 “Flickers”가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된다.
이은지는 종이의 특성을 파고들어 ‘덩굴’과 같은 ‘덩어리’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작가이다. 작가는 종이를 짓이기고, 굳히고, 겹겹이 모으기도 하면서 종이의 조형성을 발견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작가의 이러한 작업 경향을 전반적으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Flickers”는 희미하고 불분명한 허상에 대한 전시이다. 작가는 인상적인 외관을 가진 바위에 의미를 만들고 때로는 숭배하기도 하며 허상을 쫓는 인간의 행위에 집중한다. 종이를 사용해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 구조물 사이에 틈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믿음이 허상으로 변하는 순간을 포착하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바위를 연상시키는 잿빛 조각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종이를 이용해 단단한 바위의 형상을 만들어낸 조각은 두 소재의 상충성으로 인해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조각은 공간의 특성과 조응되어 작가는 관객들에게 전시 공간이 가진 규칙적인 틈을 활용하여 작품을 바라보도록 제안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드로잉과 작가의 에세이가 더해져 허상의 세계를 생성의 가능성이 잠재된 곳으로 인식하는 전시의 이야기를 확장한다.
아트 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진행한 신진 작가 공모전의 일환인 이번 전시를 통해서 이은지 작가가 가진 풍부한 작업 세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