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스페이스는 송민정, 오주영, 압축과 팽창(김주원, 안초롱)이 참여한 전시 “스핀 오프”를 8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명 ‘스핀 오프’는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 혹은 그 설정에 기초해 만들어진 새로운 작품을 지칭하는 미디어 용어이다. 전시는 하나의 원작으로부터 복수의 이야기들이 파생되고 흩어지는 스핀 오프의 원리를 인공지능을 통해 만들어지는 서사,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SNS 속 타임라인 등 동시대의 내러티브 작동 방식과 결부해 탐색한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송민정 작가의 <신> (2022)에서는 휴대폰에 쉬지 않고 타이핑되는 이야기와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관객이 작품을 감상하는 시점이 곧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지만, 이는 결코 하나의 결말로 수렴되지 않고 무한 반복된다. 오주영 작가의 <아스트랄 포옹: 암호적인 감정의 메아리> (2023)는 작가가 인공지능 GPT-4와 Dall-E와 협업하여 만든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게임 속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 전개는 영상에서 선택한 선택지에 따라 변화하는데, 이는 광범위한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AI의 제작 과정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한다. 압축과 팽창의 <찰리, 에코, 트리스테로> (2020)에서는 미디어 환경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앞선 두 개의 작품과 달리, 팀의 두 작가가 각각 ‘찰리’와 ‘에코’를 연기하며 60일간 주고받은 엽서를 볼 수 있다. 바로 앞 엽서의 내용에 기반하여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에 ‘엽서’라는 매체가 가진 이동의 특징이 더해져 고정되지 않고 유동하는 서사의 감각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