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챕터 II가 입주 작가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김수연, 조정환, 홍주희 작가는 2023년 가을부터 1년간 입주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의 세 작가의 작업 성취와 앞으로의 작업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정환(b. 1982) 작가는 디스토피아, 미래 도시의 재앙, 혼란스러움 등을 회화로 표현한다. 구상과 추상이 오가는 그의 작품에는 공사 현장의 구조물이나 폐허와 같은 건축물들이 표현되어 있다. 이는 마치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끊임없는 성장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그러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무력감과 공포를 상징하는 듯하다.
김수연(b. 1986) 작가는 회화 작품을 그리는 과정에 발생하는 의구심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그리는 대상들과 내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먼저 대상들을 입체로 표현한 후 회화 작업으로 옮긴다. 대상을 포착하여 물리적 형태를 부여하고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은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대상에 투영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시각예술가로 활동하는 홍주희(b. 1988) 작가는 작품에 인문학, 과학, 정치, 사회 등 다양한 요소를 작품에 녹여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디지털 공간 속을 부유하는 객체들을 표현했다. 실재하는 실체가 디지털화되면서 왜곡이 발생하는데, 작가는 현실 세계와 디지털 공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왜곡의 순간을 작품에 담았다. 그의 작품에는 익명의 투명한 인물, 다리가 세 개인 인물, 이미지가 복제된 인물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