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우민미술상 수상자인 김지은(b. 1977) 작가에게 있어서 택지개발지구는 마치 행성 화성과 비슷한 곳이다. 택지개발지구는 특정 장소가 쌓아온 역사와 주변 환경과의 관계와 분리된 곳이며, 오직 신도시라는 기능에 맞게 들어선 장소이다. 이러한 택지개발지구는 마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아무 것도 갖춰진 게 없는 화성과 비슷하다.
“화성N지구”전에서 작가는 장소성이 제거되고 기능적으로 배치된 신도시(택지개발지구)와 아파트단지 안에서의 삶을 조명한다. 작가는 특히 이러한 도시와 일상 공간을 비장소(non-places)의 맥락에서 바라본다. 토지이용계획도, 배치도, 평면도(floor plan) 등과 같이 현대인들은 제도화된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장소들은 역사와 맥락에서 동떨어져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에 따라 존재한다. 작가는 이러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회화와 드로잉, 사진 콜라주 등을 통해 낯설고도 친숙하게 드러낸다.
우민미술상은 2002년 충북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의 좋은 작가 미술상’이라는 이름으로 제정되었다. 2016년부터는 우민아트센터에서 주최 및 주관해 미술상 공모를 진행했으며, 2018년부터 ‘우민미술상’으로 명칭을 변경해 만 40세 이상 중견 작가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