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제20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수상자인 김희천의 개인전 “스터디”를 10월 6일까지 선보인다.
김희천은 2015년 데뷔 시점부터 디지털 매체와 재현 장치들에 포섭된 동시대의
삶의 조건을 탐구해왔으며, 동시대의 기술환경과 문화를 통찰하는 비범한 작업으로 평단의 지속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김희천은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영상적 시도를 담은 신작 〈스터디〉를 발표한다. 〈스터디〉는
공포 장르를 차용한 일종의 극영화로, 전국 대회를 앞 둔 고교 레슬링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티브로
행방불명과 신체 변형, 기억과 데이터의 오류 등 인간 실존의 불안정함을 야기하는 공포를 다룬다.
작가는 이번 신작을 영화문법에 입각한 극영화의
형태로 완성함으로써 공포의 전면화를 시도한다. 그간 자전적인 내용의 작업으로 내면화되어 있던 이슈는
장르영화의 형식을 통해 보편적인 경험의 단계로 진입한다. 작가는 이 시점에서 공포영화를 시도하는 것을
일종의 ‘스터디’로 규정하는데, 스터디란 완성 이전의 단계, 매끄러운 외피 아래 놓인 거칠거나 흐물거리는
단면의 단계를 은유한다.
정의하거나 명명할 수 없어 좌절이나 불안과 맞닿아
있는 이 감정의 단계를 주목하는 것은 이성적 판단이나 완결성으로부터의 퇴행을 의미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현실을 심리적으로 훼손하는 공포라는 환상은 역설적으로 내면의 억눌린 감정을 해방하면서 시스템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여지를 갖는다.
“스터디”
2024.07.26 - 2024.10.06
11:00 am – 7:00 pm (수요일 휴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