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여서(Nüshu, 女书)〉 설치 전경 ©KAIST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세계 유일 여성문자인 ‘여서(女書)’를 AI로 재해석한
프로젝트 〈AI 여서(Nüshu, 女书)〉로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2025’에서 디지털 휴머니티(Digital Humanity) 부문
영예상에 선정되었다.
‘여서(女書)’는 중국 후난성에서 19세기 무렵부터 한자 교육에서 배제된 여성들이
서로의 삶을 기록하고 소통하기 위해 독창적으로 창조한 세계 유일의 여성 문자 체계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이창희 교수 연구팀이 영국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알리 아사디푸어(Ali
Asadipour) 컴퓨터과학연구센터장과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AI 여서〉는 이러한
여서의 의미(억압 속 창조·여성 연대·언어 실험)을 현대 기술과 접목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왼쪽부터)위 치엔 순 박사, 이창희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알리 아사디푸어 영국왕립예술학교 CSRC 센터장 ©KAIST
KAIST 연구진과 협력진은 여성 문자 ‘여서(女書)’를 컴퓨터
언어학(Computational Linguistics)과 접목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설치
작품을 구현했다.
작품 속 인공지능은 전근대 중국 여성들의 소통 방식을 학습해 스스로 새로운 언어를 생성한다. 이는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서구 중심 언어관을
넘어서는 페미니즘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인간만이 언어를 만든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기계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술적으로 제시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일한 문장을 영어, 중국어, 여서(Nüshu), 그리고 AI 여서로 표현한 예 ©KAIST
영국왕립예술학교 위 치엔 순(Yuqian Sun) 박사는 “삶과 연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수상을 통해 큰
보람과 감회를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창희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역사·인문·예술·기술이 만나 빚어낸 사색적 예술이 세계적인 권위 있는 상으로까지 이어져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미디어아트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며, 매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디어아트 경연대회이다.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 작품을 발굴하는 이 대회는 올해 98개국에서 총 3,987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그 중 단 2개의 작품만이 디지털 휴머니티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공식 홈페이지(https://ars.electronica.art/prix/en/digitalhumanity/)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