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rt In The Story Where Our Accumulating Dust Becomes A Mountain” Installation view ©Seoul Museum of Art

서울시립미술관은 2023년 기관 의제인 ‘공유’의 관점에서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전시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를 3월 3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싱가포르미술관, 퀸즐랜드 주립미술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미술관의 대표적인 공공재인 소장품을 공유의 중심으로 가져와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 퍼포먼스, 워크숍 등을 함께 진행한다. 미술관은 작품을 소장하고, 연구하고, 전시하는 공간에서 나아가 오늘날 다양한 군집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경험과 가치를 짓는 사회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관계’에 중심을 둔 동시대 미술관의 실천을 재고해 보기 위한 전시이다.

미술관에서, 넓게는 삶 속에서 공유를 실천하고자 할 때 선행되어야 할 움직임을 이번 전시는 실천어를 통해 상상한다. 나의 안전한 반경 너머의 누군가를 마주하는 일(사랑하기),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의지(번역하기), 언어 이면의 의미를 발견하고 관계 맺는 과정(추상하기와 침묵하기), 공통의 감각과 경험을 세우려는 움직임(세우기), 이를 다방면으로 잇는 실천(섬하기), 그로써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보는 시도(물갈퀴만들기)가 구체적인 상황과 운동, 그리고 작품들의 관계망 속에서 펼쳐진다. 관객은 작품들 사이에서 연쇄하는 이 실천의 흐름을 따라가 볼 수도 있고, 자신만의 관계망을 재구성하며 공유의 의미를 재검토해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는 3개년 소장품 프로젝트 중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세 기관은 해마다 주최 기관을 바꾸며 ‘소장품’에 중심을 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퀸즐랜드 주립미술관이 주도하는 프로그램, 2025년에는 싱가포르미술관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2026년에는 세 프로그램을 공유의 관점으로 엮어낸 단행본을 런던 소재 출판사 애프터올(Afterall)을 통해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