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제프 쿤스의 작품을 앞세워 본격적인 아트 마케팅을 시작했다.
백화점 측은 ‘더 아트풀 현대’를 2024년 아트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로 정했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아트풀은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가득하다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 ‘풀(full)’의 합성어다. 백화점과 아울렛을 예술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 일상에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대백화점 측은 “아트와 엔터테인먼트를 혼합한 아트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더현대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예술과 삶이 일상에서 함께 하는 소중한 경험을 맛보게 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더 적극적으로 아트 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첫 전시는 대구 아트 페어, 대구 사진 비엔날레 등 굵직한 대규모의 미술 행사들로 문화예술 도시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대구에서 개최된다.
더현대 대구 1층 스퀘어에서 제프 쿤스의 대표 작품 ‘게이징 볼(Gazing Ball)’ 연작 ‘켄타우로스와 라피테스 처녀’(사진)를 유통업계 최초로 전시·판매한다. 이 작품은 신화 속 켄타우로스와 라피테스의 전투를 묘사한 높이 2.2m의 석고 조각상이다. 국내에서 2022년 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3’에서 소개돼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으로서 판매가는 약 52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이 아트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백화점에 예술에 관심있는 미술애호가들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서다. 더현대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의 올해 1~11월 방문객 중 2030세대 비중은 71%에 달했다.
동종 업계인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문적인 상업 갤러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2020년에는 아트페어를 시작했고 2023년에는 프리즈 서울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하는 등 순수미술과 상품을 결합한 다양한 이벤트를 홍보와 마케팅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Jeff Koons' 'Sacred Heart,' installed on the rooftop Trinity Park of Shinsegae Department Store's main branch. photoⓒNew Daily.
롯데백화점 역시 오랫동안 갤러리를 운영해 온 경험을 살려 아트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미하라 야스히로와 K-아티스트들이 협업한 ‘캡슐 컬렉션(작은 단위로 제작해 한정 판매하는 상품)’ 제품을 단독으로 선보이고, 야스히로의 스니커즈를 K-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한정판 상품도 전시하면서 백화점의 이미지도 고급스럽게 만들고 고객 유입도 활발해지는 등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A large-scale sculpture of Yasuhiro Mihara's character, Kutsuhimo Musubenagun, installed on the second floor of Lotte Department Store in October. Lotte Department Store held pop-up and exhibition events in collaboration with Yasuhiro Mihara, a world-renowned designer from Japan. Photo@Lotte Department Store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앞으로 더욱 더 다양하고 활발한 아트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좀 더 현장 중심의 전시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