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ck, Nocturnal Paintings” Installation view ©ONE AND J. Gallery

원앤제이 갤러리는 이안리 작가의 개인전 “퍼크와 밤의 그림들”을 8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명에 언급되는 ‘퍼크(Puck)’는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대표적인 희극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요정으로, 전시 “퍼크와 밤의 그림들”에서 이안리의 또다른 자아로 은유된다.

정원에 있는 식물들을 비롯해 자기 주변의 크고 작은 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이안리는 인간 관계도 깊이 살핀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에서 겪은 관계에서 비롯한 감정과 경험들을 이번 개인전에 담아냈다. 퍼크가 모르는 연인 관계에 몰래 파고 들어 장난을 치듯이, 이안리는 작품을 통해 퍼크처럼 사랑을 비롯한 복잡 미묘한 인간 관계에 몰래 개입하기도 하고, 새로운 상황이 생겨나길 기대하며 담아낸다.

새로운 관계를 기대하듯 캔버스에 물감을 툭툭 던지기도 하고,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관계처럼 의도했던 것과 어긋나게 즉흥적으로 선을 긋기도 하고, 또는 비밀처럼 작가 자신만 알 수 있게 그림 속에 슬며시 무언가를 그려놓는 등 이안리는 천진한 태도로 신작을 그려낸다.

신작 회화 〈키스〉(2024), 〈카니발 색종이〉(2024), 〈올리브 트립〉(2024)을 비롯한 그의 회화는 ‘모래'를 주재료로 한다. 모래는 흔히 조각에서 쓰이는 재료인데, 이안리는 조각을 만들어왔던 자신의 경험과 천천히 쌓아나갈 수 있는 모래의 특징을 활용해 회화에 녹여낸다.

모래, 아크릴, 각종 안료들을 섞어서 캔버스 위에 칠하고, 마르면 다시 긁어냈다가, 다시 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감성과 이성을 오가면서 그려내고, 티끌같은 점처럼 아주 작은 단위로까지 그려졌을 때 그 그림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