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Slow Bump》 ©A-Lounge Contemporary

에이라운지는 조효리 작가의 개인전 《Slow Bump》를 12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를 찾고 조율해 나가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나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전시명 ‘Slow Bump’가 지시하듯, 이번 전시는 작가가 밴쿠버와 LA, 서울을 오가며 마주한 좋은 순간들과 그때의 감정을 천천히 붙잡으려는 시도를 은유한다. 보도블록, 울타리, 표지판, 잠든 고양이 등은 시야에 들어와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Installation view of 《Slow Bump》 ©A-Lounge Contemporary

1층 전시장에는 문이 살짝 열려 있는 울타리 형태의 구조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은 울타리의 문틈 사이로만 작품을 볼 수 있으며, 해당 작품을 자세히 보려 가까이 다가가면 ‘KEEP GATE CLOSED’ 문구가 적힌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출입을 통제하는 기호는 역설적이게도 열려 있는 문 앞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드는 상징적 이미지로 전환된다.


Installation view of 《Slow Bump》 ©A-Lounge Contemporary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KEEP GATE CLOSED‘와 같은 지시문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살며시 문을 열어 안쪽을 들여다보는 행위와 작품을 통해 세계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태도를 드러낸다.

전시 《Slow Bump》는 전시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를 조율하려는 의지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며, 속도를 늦추고 새로운 감각과 방향을 찾으려는 작가의 여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