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2026) 스틸 이미지 ©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삶과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임선애 감독의 장편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는 2027년 정식 개봉에 앞서, 지난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개막식 당일 김윤신 작가는 임선애 감독과 함께 미술계 인사로서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로 마흔아홉에 교수직을 내려놓고 홀연히 아르헨티나로 떠나 나무와 돌, 원석을 따라 남미에서 40년을 작업했다. 그리고 아흔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큐멘터리는 이러한 김윤신의 삶과 작업 여정을 가까이서 담는다.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던 작가가 지난 2023년, 만 88세의 나이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선택과 결단에 대해 김윤신 작가는 “어찌 그리되었을까? 작업만 하는 사람을 내내 찍은 카메라를 영화관에서 관객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지 저도 궁금하다”고 답했다.
 
영화가 특히 주목한 것은 김윤신이 아르헨티나로 떠날 때부터 곁에 머문 제자 김란을 비롯해 여러 여성이 조력하고 연대하는 모습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김윤신 작가와 임선애 감독 © 국제갤러리

한편,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는 제작사 ‘모은 발 프로덕션’이 추진하는 한국 여성 미술작가 조명 다큐멘터리 시리즈 ‘멀리뛰기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모은 발 프로덕션은 '발을 맞춰 세상을 담다'라는 부제 아래 현대미술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영화·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출판과 전시 등 다른 매체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폐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인사미술공간에서 2000년대 중반 각각 프로젝트 디렉터와 매니저로 협업했던 두 사람이 설립했다. 당시 인사미술공간이 벌였던 아카이브 사업과 미디어아트 확산기에 화이트큐브를 넘어 극장 상영까지 포함하는 유통·배급을 시도했던 사업을 지금의 프로덕션이 계승하는 '타임캡슐' 같은 작업으로 소개됐다.
 
첫 프로젝트인 '멀리뛰기 프로젝트'는 전시장 보조 자료로 소비되던 작가 소개 영상이나, 사후 위인화에 그치는 다큐멘터리의 단순 홍보 기능을 넘어 다큐시리즈(docuseries)로 영화 프로덕션을 브랜딩하고자 한다.
 
에피소드별로 다큐멘터리 감독뿐 아니라 극영화 감독, 드라마 감독, 미술작가가 작가의 특성에 맞춰 각기 연출을 맡으며, 제작 초기부터 아카이벌 PD 체제를 두어 자료 추적과 저작권 관리 체계를 함께 구축하고 이를 후속 콘텐츠 개발로 이어가고자 한다.


〈김윤신은 미술관에 없다〉(2026) 스틸 이미지 © 부산국제영화제

시즌1 '오래오래 살아남을 그들'은 1953년 정전협정 이전에 태어난 여성 미술작가의 생애와 작업을 30~40대 젊은 세대 영화인·미술가의 시선으로 조망한다. 김윤신으로 시작해 김명희, 노원희, 윤석남 작가를 각각 다루며, 다큐멘터리·출판·전시 등 여러 채널로 이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덕션 공동대표인 백지숙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미술 전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작가를 전시만으로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미술 작품을 매개로 하는 작가와 관객의 경험을 영상과 디지털 정보 등으로 수용체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로덕션은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극영화로도 진행하며 전시, 출판, 웹툰, 게임 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김윤신 영화는 TV판으로 재편집돼 내년 초 EBS에서 방영된다. 김윤신의 작업 현장을 오래 기록해 온 사진작가 전명은의 전시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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