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Metallic Wings》 © Hakgojae Gallery
학고재 갤러리는 지근욱 작가의 개인전 《금속의 날개》를 5월 9일까지 개최한다.
지근욱은 오랫동안 회화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선 긋기와 물질을 쌓는 행위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는가’의
재현적 차원을 넘어, ‘어떻게 드러내는가’라는 본질적인 존재
방식에 집중한다.
화면 위에 쌓인 층위가 미세한 파동을 일으키며 공간을 채운다. 멈춰
있는 듯하나 끊임없이 움직이고, 단단해 보이지만 어느덧 가벼운 비물질의 상태로 부풀어 오른다. 이 시간의 흐름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금속(Metal)’이라는 물질에서 분명해진다.

Installation view of 《Metallic Wings》 © Hakgojae Gallery
여기서 금속은 단순히 차가운 질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백만
년의 압력과 변성을 견디며 생성되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품은 비선형적 상징물이다. 캔버스에 겹겹이 축적된 물질적 흔적은 빛과 만나 반응하고, 화면에
깊은 공명을 일으킨다.
이때 금속성 표면이 발산하는 즉각적인 반사는 내밀하게 스며든 시간의 층위와 대비를 이루며, 평면을 입체적인 구조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무게는 중심을 잃고, 고정된 화면은 경계를 넘어 열린 사유의 장으로 확장된다.

Installation view of 《Metallic Wings》 © Hakgojae Gallery
응축된 물질이 행위의 반복을 통해 초월적인 상태로 고양될 때, 비로소 ‘날개(Wing)’가 구체적인 형상을 드러낸다. 이때 날개는 중력을 거스르는 장식적 도상이 아니다. 물질이 자신의
조건을 벗어나 확장되는 운동의 형식이다. 금속의 질감은 점차 가벼워지고, 화면 너머의 비가시적인 감각으로 이행하는 통로가 열린다.
그 안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이 놓인 채 함께 존재한다. 이는 곧 정신의 본질에 닿으려는 날갯짓이다.
《금속의 날개》는 행위와 물질, 그리고 형태를 갖지 않은 시간들이
한 화면 위에서 교차한다. 그의 회화는 단순히 화면을 채우기 위한 기계적 행위가 아니다. 다른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실험이자 시도다. 그 사이에서 회화는
다시 하나의 궤적을 그리며 틀을 이탈한다. 아직 규정되지 않은 또 다른 방향을 향해, 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