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oyoung Oh, Kestrel Drone, 2025, Controller, motor, resin, stainless, carbon, film, 120x300x75cm(2). Courtesy of the artist © Gyeongnam Art Museum
경남도립미술관은 기획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을》을 6월 28일까지 개최한다.
각자의 신체와 기억, 생존의 양식이 급격히 달라진 오늘, 그러한 공동체의 형태는 더 이상 우리의 삶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제
우리는 그 이후의 자리에서 다시금 ‘개인’과 ‘공동체’를 묻는 상황에 서 있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틈새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필요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이야기의 문을 연다. 다만 과거의 공동체가 국가·민족·가족·이념과 같은 거대 단위의 이름으로 개인을 포섭해 왔다면, 여기에서 상정하는 공동체는 개인의 필요와 의지, 소수의 삶의 조건으로부터
생성되는 더 작고 구체적인 단위에 가깝다.

Lee Eunhee, Colorless, Odorless, 2024,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55min, Courtesy of the artist © Gyeongnam Art Museum
그 안에서 각자의 목소리는 전체를 위해 희생되거나 하나의 대표로 환원되는 대신,
서로 다른 이야기를 유지한 채 공존하는 방향으로 조정된다. 전시를 구성하는 개별 작업들은
이런 새로운 성격의 공동체를 가늠하게 하는 장면들로, 개인의 경험과 감정, 위치성을 바탕으로 말하는 목소리들이 한 공간에 함께 놓이는 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서로 다른 개인의 서사는, 자신만의 자리에서 세계를 감각하고 언어화하는
방식들을 통해 전통적 공동체와는 다른 결의 ‘함께 있음’을
형성한다. 전시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누가
말하고, 어디에 설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역사 속에서 삭제되었거나 소수라는 이름으로 주변부에 머물렀던 목소리들, 통계와
데이터의 표면에서조차 잡히지 않았던 존재들은, 사진·영상·설치·조각과 같은 동시대의 매체를 통해 놓여진다.

Oh Hwajin, Nadarata 2023, 2023, Scrapped car parts, iron, lighting, etc,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 © Gyeongnam Art Museum
1990년대 이후 ‘관계’와 ‘참여’를 키워드로
한 작업들이 특정한 상호작용의 모델을 주로 제안해 왔다면, 이번 기획은 관계의 형식 그 자체보다 각자의
이야기가 유지된 채 공존하는 조건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전시를 이루는 각각의 작업은 완결된 메시지를
전하는 대신, 개별적인 현실 인식과 감정, 상상력이 머무는
여러 개의 현재형 공동체를 병치한다.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나누고, 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구성하는 환경 속에서 감각하는 작업 방식들이 전시장 곳곳에 놓여있다. 이번 전시는 오늘의 조건 속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공동체의 얼굴을 함께 가늠해 보고자 한다.
참여 작가:
오화진, 오묘초, 이은희, 서성협, 이진주, 박영숙, 안유리, 뮌, 추미림, 황효덕, 오주영, 에이샤
리사 아틸라, 해파리, 이민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