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서울의 중심에서 전례 없는 도시건축의 실험이 펼쳐진다.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eoul Biennale of Architecture and Urbanism)는 “Radically More Human – 더 근본적으로 사람 중심적인”을 주제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의 감정과 감각, 관계를 중심에 놓는 새로운 건축적 상상력을 제안한다.

이번 행사의 총감독은 세계적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 런던의 콜드랍스 야드와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 등을 설계한 그는, 기능과 시스템 중심의 도시를 넘어서 ‘감정적 웰빙(emotional wellbeing)’을 위한 도시를 강조해왔다.


토마스 헤더윅이 뉴욕 허드슨 야드에 설치된 그의 대표 건축 조형물 ‘베슬(Vessel)’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Photograph: Mark Lennihan/AP

비엔날레는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그리고 서울 전역의 공공 공간에서 동시에 전개된다.


열린송현 녹지광장 모습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시민들과 함께 제작하는 대형 조형물 ‘Humanise Wall’이다. 길이 90미터, 높이 16미터 규모로 조성되며,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응답한 ‘미래 도시’에 대한 의견이 조형물 외관에 새겨진다. 이 밖에도 24개의 야외 조형물이 설치되어 서울의 도심을 감정적 공공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오는 9월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는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되는 대형 조형물 예상도. / 서울시 제공

이번 비엔날레는 단순 전시를 넘어 글로벌 도시 전문가 400여 명이 참여하는 개막 포럼도 개최한다. 9월 27–28일 양일간 열리는 포럼에서는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들의 대화가 이어지며, 공연과 몰입형 강연, 설치 등이 어우러진 복합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주한영국대사관과 도시건축 분야 문화교류 협력의향서(LOI)를 체결, 서울과 런던의 미래적 도시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국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비엔날레 총감독 헤더윅은 “훌륭한 도시는 시민의 감정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리더가 만드는 것”이라며, 도시건축의 중심에 시민을 놓는 근본적 전환을 강조했다.

2025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도시를 다시 감정의 공간, 관계의 무대로 회복시키려는 시도이자, 서울이 아시아 도시문화의 교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상징적 실험이다. 이 비엔날레는 하나의 전시가 아니라, 도시 자체를 매체로 삼는 열린 질문이다.


“건축은 사람을 움직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도시는 단지 우리가 ‘지나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 토머스 헤더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