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Asia, The Apparatus》 Photo: Song Min-seop. ©Maeil Business Newspaper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된 전시 《아시아의
장치들》을 9월 27일까지 개최한다.
ACC는
2015년 개관 이래 아시아 각 지역의 실험영화와 비디오아트를 수집해 왔다. 상업화된 예술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예술관을 지켜온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일은 ACC가 지속적으로 견지해 온 중요한 과제다.
전시 《아시아의 장치들》은 그동안 ACC가 연구하고 수집해 온 아시아의 실험영화와 비디오아트의 일부, 그리고
오늘날 두 장르의 접합 용어로 사용되는 무빙이미지를 통해 서로 다른 정체성과 역사를 지닌 복수의 아시아가 형성해 온 기억과 공동체적 서사를 한
공간 안에서 다시 호명한다.

HAN Okhi, Untitled 77-A, 1977 ©ACC
아시아의 근현대사는 식민과 분단, 혁명과 개발, 검열과 저항, 차별과
배제의 과정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 이 역사는 매체와 기술이라는 장치를 통해 기록되었고, 제도라는 장치를 통해 축소되거나 삭제되고, 다시 재배치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즉, 《아시아의
장치들》에서 말하는 ‘장치’는 카메라와 필름, 영사기와 스크린 같은 영화적 도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사건을
포착하고 시간을 편집하며 기억을 배열하는 구조로써, 우리가 보아온 것과 보지 못하도록 감춰진 것 사이를
드러내는 개념이다.
본 전시의 작품들은 ‘받아쓰기-재현하기-다시쓰기’라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졌다. ‘받아쓰기’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외부에 의해 쓰여진 역사를 뜻한다. ‘재현하기’는 그 역사를 다시 불러내는 단계이며, ‘다시쓰기’는 이를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한다. 감시탑(판옵티콘)을 연상시키는 원형구조물
1층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여성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KIM Dong-ryung x PARK Kyoung-tae, Don’t Leave Me, 2016 ©ACC
감시탑(판옵티콘)을 연상시키는 원형구조물 1층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여성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오랫동안 외부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어 온 여성의 역사를 ‘받아쓰기’의 출발점으로 삼고, 전시의
시작을 보다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여성들의 목소리로 열고자 하는 선택이다.
층층이 겹쳐진 아시아의 다양한 목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영화관과 기차역, 기숙사, 편의점과 마주하게 된다. 이 장소들은 일상의 쉼터이자 서로의 시간과
기억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머물고 지나온 세계를 구성하는 여러 장치들, 《아시아의 장치들》은 그 속에서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공동체들의 작업장이자,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관객들과 함께 그려보는 영화 마을이다.
참여 작가: 차학경, 응우옌 찐 티, 한옥희, 김소영, 마리암
타파코리, 임고은, 장애여성공감, 김동령×박경태, 이토
다카시, 광주극장, 밍 웡,
서원태, 유어 브라더스 필름메이킹 그룹, 리슨투더시티, 토모토시, 윤충근, 봉준호, 판 루, 타이키 삭피싯, 김경묵, 알렉산더 우가이, 티파니 샤, 아다치
마사오, 히라사와 고, 정재훈, 리 카이 청, 홍진훤, 사월의눈,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장민승, 엠에이치티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