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n Jeewon, Untitled (Hyundai | photo), 2022, Single-channel video, color, sound, 13min. ©Seoul Museum of Art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기관 의제인 ‘행동’과 연계하여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실천적 기제를 조망하는 단체전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를 7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20여 년간 매뉴스크립트와 아카이브 기반 작업은 소외되고 억압되었던 사건과 대상을 발굴하고 사회적 기억으로 환원하는 공동의 지형을 형성해 왔다. 이번 전시는 8명의 작가와 함께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 재구성, 재해석되는 과정을 통해 아카이브 그 자체가 지닌 의미를 돌아본다.

전시 제목인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535-475)의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경구에 착안한 것으로, 기록이 항구적인 것이 아닌 그것을 읽고 감각하면서 지금의 인식과 만나는 현재진행형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Imoogi Project, A-Map-to-Trans-Times, 2025,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Seoul Museum of Art

전시는 사건이나 대상에 대한 섬세한 접근과 입체적인 관계를 따라 ‘지연하는 기억’, ‘목격하는 기록’, ‘던져지는 서사’로 구성하였다. ‘지연하는 기억’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와 억압된 공동체의 역사를 동시대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작품과 연관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기록을 전시한다.

‘목격하는 기록’은 사건 이후 오랜 기간 표면화되지 못했던 제주4·3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제주4·3평화재단과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소장 기록과 함께, 이에 대한 섬세한 도큐멘테이션을 통해 정동의 공간을 형성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던져지는 서사’에서는 현실 문제와 아카이브에 뿌리를 두면서도 반대로 그 부재의 공간에서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여 사회적 통념이나 경계 그리고 단편적인 담론에 가려진 영역을 해방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IM Heung-soon, The Seas, 2023, 3-channel video, ©Seoul Museum of Art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는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 계속해서 재구성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기억, 정서, 인식을 새로이 환기하고 미래를 향한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는 기록의 행동주의를 다각도로 인식하고자 한다.

참여 작가: 권은비, 김아영, 나현, 문상훈, 윤지원, 이무기 프로젝트, 임흥순, 타카하시 켄타로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