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민미술관은 임민욱 작가의 개인전 《하이퍼 옐로우》을 4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국내 미술관에서 10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임민욱은 지난 30여 년간 미술의 정치적이고 행동주의적인 역할과 사회적
실천에 대해 질문해 왔다. 작가는 3년 전 오바야시 재단에서
리서치 그랜트를 통해 도시와 예술이 서로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이번 개인전 《하이퍼 옐로우》는 여기서
만들어진 ‘하이퍼 옐로우’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풀어낸 설치, 영상, 조각, 회화, 드로잉 등 28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하이퍼 옐로우’란 ‘옐로우를 초과한 상태’로 해석된다.
여기서 ‘옐로우’라는 단어는 인종적 함의와 더불어, 동북아시아의 삼국(한, 중, 일)을 잇는 황해를 지칭한다. 작가는
황해를 통로로 형성된 문화적 관념의 복잡한 면면을 유적, 사료, 의례와
종교의 흔적으로 정교히 살펴보았다.

《하이퍼 옐로우》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SF(Speculative
Fiction)의 고고학의 관심을 혼합함으로써 미지의 것이 도래해 역사와 충돌하는 어느 날을 제시한다. 1층 전시실에서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1961년도 소설에서 착안한
지형을 형상화한 거대 설치 작업 〈솔라리스〉가 설치되었다. 어딘가 존재할 법한 미지 공간으로서 ‘솔라리스’에는 작가가 리서치 중 발견한 일본 사찰 도다이지의 법당
구조가 매핑되었다.
2층 전시실에는 특정한 지리적, 역사적
경계를 초과하는 ‘하이퍼 옐로우’ 개념을 함축한 3채널 영상 작품 〈동해사〉가 상영된다. 작가가 일본에서 방문한 지역
축제에서 보았던 제례 장면을 담은 이 영상은 제례의 현대성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담고 있다.

3층 전시실에서는 작가가 보관하고 있던 다양한 사물들을 비롯한 인공물과
자연물을 새롭게 엮으며 다시 질서를 부여하는 조형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여러 사물에 누적된 세월과
역사를 물질로써 엮는 동시에, 오늘날 미술이 탈근대, 세계화, 신자유주의 등 우리 시대를 휩쓸었던 조류 앞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찾는 작가적 실천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