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이 오며 곳곳에서 단풍이 물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가을의 색감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색채로 화폭을 가득 채운 작가들의 주목할 만한 전시 3곳을 골라보았다.
| 갤러리바톤 정은모 개인전 “Chung Eun-Mo”
갤러리바톤에서 정은모 작가의 개인전이 11월 9일까지 열린다. 정은모 작가는 1960년대 중반 뉴욕으로 이주해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이탈리아에서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40여 년간 뉴욕, 로마, 뮌헨과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력이 있으며, 이번 전시는 21년 만의 한국에서의 개인전이라 더욱 뜻깊다.
정은모 작가의 가장 큰 작품적 특징은 작가가 경험한 장소가 캔버스 위에 건축적 구조로 시각화된다는 점에 있다. 기하학적 도형들의 유기적인 크기와 균형 잡힌 구조는 평면 작품 속에서 입체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화폭을 채운 색상과 톤에서 느껴지는 동양적인 요소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중 2019년도 작품인 〈C1914〉는 140 × 140 cm의 크기로 약 2,500만 원(EUR 17,000)이다. 2021년도 작품인 〈C2135〉는 60호로 약 1,800만 원(EUR 12,000)이며, 같은 해에 제작된 〈C2127〉은 20호 크기로 1,000만 원(EUR 7,000)이다.
다른 해외 갤러리에서 2021년도에 제작된 10호 크기의 작품을 약 670만 원(EUR 4,500)에 판매하는 것을 보면, 이번 갤러리바톤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의 가격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실물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작가의 작품인지라 전시를 통해 실제로 여러 작품을 보고, 맘에 드는 작품을 구매하기에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 아트사이드 갤러리 강준석 개인전 “MELANGE””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는 강준석 작가의 개인전 “MELANGE”를 10월 1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개최한다. 따뜻한 색감과 세밀하면서도 부드러운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강준석 작가는, 제주도의 풍경과 자연을 누비는 생명체를 매개로 하여 자신의 기억과 이상을 조화롭게 그림으로 담아낸다. 또한 원근감을 쉽게 느낄 수 없는 편안하면서도 단순한 구성의 배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심적 안정감을 느끼게끔 한다.
잔잔한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강준석 작가의 작품은 제작 연도별로 판매하는 가격이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 판매되는 작품의 경우 〈easily〉(2024), 〈potluck party 2〉(2024), 〈empty house 2〉(2024)와 같은 100호는 3,500만 원, 60호인 〈warm winter〉(2024)와 〈keep going〉(2024)은 2,100만 원이다. 그리고 20호 크기의 〈stretch〉(2024)는 800만 원에 책정되어 있다.
강준석, 〈easily〉, 2024 ©아트사이드갤러리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컬렉터가 많은 만큼,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적으며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 또한 강준석 작가는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한 해에 제작되는 작품의 수가 많지 않은 작가에 속한다.
강준석, 〈empty house 2〉, 2024 ©아트사이드갤러리
따라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빠르게 문의하거나 다음번을 위하여 미리 리스트에 이름을 걸어두는 것을 추천한다.
| 피비갤러리, 성낙희 개인전 “Short Sleeves”
피비갤러리에서는 11월 9일까지 성낙희 개인전 “Short Sleeves”를 진행한다. 즉흥적이면서도 리듬감이 느껴지는 추상 회화를 작업하는 성낙희 작가가 보다 유연해진 색면과 자유로운 유기체의 형태를 그려낸 신작을 선보인다. 과거의 작업과 비교해 보았을 때, 채도가 높고 보다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하며, 색면이 넓어진 점을 두드러지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의 제목은 폭포가 흐르듯(Cascade), 또 산책하고(Saunte), 부드럽게 회전하고(Pivot), 순환하며(Circuit), 매끄럽게 옮겨가는(Portamento) 것과 같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색들의 동적인 흐름을 표현한다. 작품명을 떠올리며 작품을 함께 보다 보면 캔버스 위를 자유롭게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호당 가격은 책정되어 있지 않지만 4년 전 가나아트에 전속 작가로 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100호가 200만 원 올랐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Saunter〉(2023) 시리즈는 100호로 2,000만 원, 〈Circuit〉(2022) 시리즈는 80호로 1,800만 원이다.
또한 20호 크기의〈Cascade〉(2024) 시리즈는 800만 원, 〈Nuanced 1〉(2024)은 3호 크기로 250만 원이다. 드로잉의 경우, 29.7 × 21 cm이며 180만 원에 소장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