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Meongyun, Night Sutra, 2024, Installation view of “Seeing in the Dark” at Busan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24 Busan Biennale

지난 8월 17일 개막한 2024 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 10월 20일까지 개최된다. 그 중, 부산비엔날레의 주요 전시 공간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가장 많은 작품들이 선보여진다.

부산현대미술관 1층부터 2층, 지하 1층에서 야외까지 61명의 작가(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어둠’과 ‘빛’이 어우러지는 장소로서 은유적 어둠을 내포한 작품과, 청각, 촉각 등 체험형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부산현대미술관 입구 대형 송신탑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조 네이미(Joe Namy)는 높이 8미터의 대나무 구조물에 매달린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성장과 치유를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한다.

Bahc Yiso, Untitled(Today), 2000(2024 reproduction), Installation view of “Seeing in the Dark” at Busan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24 Busan Biennale

로비를 지나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카를라 아로차 & 스테판 슈라넨(Carla Arocha & Stéphane Schraenen)의 출품작 〈말벌집〉을 만날 수 있다. 도둑, 해적, 침입자, 혹은 말벌처럼 도덕적으로 모호한 존재들을 담아내는 연작 〈약탈자〉 시리즈 중 하나로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된 창문 형태 조형물 수백 개가 조도와 변화를 포함한 여러 변수를 흡수하여 전시장 공간을 집어삼켜 불안감을 조성한다.

지하 전시장에는 가나에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Tracy Naa Koshie Thompson) 작가가 가나의 주요 음식인 와케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배추김치를 섞어 환경적 요인에 따라 특정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각각의 물질들의 성질을 가시화한다.

2층 전시장은 2004 부산비엔날레 출품을 마지막으로 유명을 달리한 故박이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생전에 남겨 놓은 스케치를 바탕으로 재제작한 작품 〈무제(오늘)〉은 전시장 바깥에 설치된 두 대의 감시 카메라와 전시장 내부의 프로젝터가 연동된 작품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