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Ghost Just a Shell” Installation view ©SeMA

북서울미술관은 네덜란드 반아베미술관 소장품을 소개하는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전을 8월 4일까지 개최한다.

반아베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을 재구성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 14팀의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가 1999년 공동으로 시작한 <영혼은 없고 껍데기만>은 2002년까지 20여 명의 작가들이 하나의 캐릭터인 ‘앤리(Annlee)’를 두고 30여 개의 작품을 제작한 멀티미디어 다중 저자 프로젝트였으며, 반아베미술관이 전체 작품들을 인수하여 소장하였다.

주인공인 앤리는 본래 일본 애니메이션 회사로부터 저렴하게 구매한 단역 캐릭터로, 위그와 파레노는 다양한 작가들에게 이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제공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앤리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도록 하였다. 작가들의 손에서 앤리의 삶은 진화하였다.

이 전시를 통해 현재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복제와 재생산 문화, 새로운 형태의 예술 창작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논의할 수 있다. 관련하여 저작권, 인격권, 배포권 등의 문제, 이에 따른 미술관의 제도적 개방성과 변화의 필요성, 그리고 윤리적인 시각에서 동물, 사물을 넘어 인공지능에까지 이른 정체성과 주체성의 개념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