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 연작에서 밤 시간을 작업 무대로 삼은 것은 기존 자신이 해왔던 방식을 따른 것이기도 하다. 경원선 라인(동두천-소요산-초성리-한탄강-전곡-연천-신망리-대광리-신탄리-백마고지)에서 그가 만난 것은 전쟁의 격렬함이 아닌 시골마을의 풍경이었다. 새벽녘 안개와 붉은 빛의 가로수 조명이 만들어낸 도로 풍경을 담은 강선 017 은 미지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듯하며, 군인 관사나 초소 등 길 위에서 그가 만난 현실 풍경도 마찬가지로 어떤 신비로운 여정을 담보한다.
작가소장,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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