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 작가 개인전 “Low-cut, Low-pass” 2018년 10월 2일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 - K-ARTNOW
김천수 (b.1981) 대한민국, 서울

김천수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2007)하고 영국 글래스고 예술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취득(2012)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현재(2022)까지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2007년 스페이스바바 ‘포트폴리오 리뷰’ 공모에 선정되어 스페이스바바(서울,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8년 ‘로우-컷’ 과 ‘로우-패스’ 시리즈로 일우사진상을 수상하면서 일우스페이스(서울, 한국)에서 수상자 개인전을 가졌다.

2019년 스페이스22(서울, 한국)에서 ‘알프스’ 시리즈를, 2020년 BMW포토스페이스(부산, 한국)에서 ‘로우-컷’ 시리즈를 소개했다.

그룹전 (요약)

프로젝트룸 신포(인천, 한국), OCI미술관(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더레퍼런스(서울, 한국), 쿤스트크바티어 베타니엔(베를린, 독일), 중앙미술학원(베이징, 중국)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했다.

수상 (선정)

2018년 제9회 일우사진상 전시 부문(일우재단, 한국)을 수상하였으며, 2007년 ‘학원의 빛’ 공모전에서 우수상(중앙미술학원, 중국)을 받았다.

작품소장 (선정)

서울특별시청(서울, 한국),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휴스턴미술관(휴스턴, 미국)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주제와 개념

디지털 매체에 대해 우리가 흔히 갖는 환상은 그것이 정교한 질서와 연산으로 구성된 완벽한 세계일 것이라는 착각이다. 김천수는 완전무결한 것처럼 여겨지는 디지털 이미지와 사진의 재현 기술이 얼마나 취약하며, 또 얼마나 쉽게 왜곡되고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작가는 고도로 발달한 사진 매체와 디지털 이미징 테크놀로지에 대한 탐색을 통해 현대 사회의 취약함을 드러내 보인다.

“세상은 불완전하고, 따라서 그것을 재현하는 사진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오류들’에 관심을 갖는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테러 사건이나 도시의 개발을 둘러싼 갈등 역시 사회 제도가 오작동하여 생겨나는 오류의 하나이다.

김천수는 이러한 사회적 결함의 상태를 디지털 이미지의 오류에 빗대어,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세한 작은 오류는 화소가 밀집된 이미지 전체로, 과밀화된 도시 사회 전체로 퍼져 나간다.

김천수는 일반적인 사진가들이 숨기려 하는 사진의 오류나 왜곡된 이미지 같은 것들을 작품의 전면에 등장시키고, 사진 이미지에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변형시킨다.

초기 작업에서 작가의 시선은 가상 공간이나 미지의 장소, 과거의 사건들 속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오류와 왜곡의 양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최근 작품에서 그는 현실 사회에 좀 더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사건들의 현장에 방문하고 그것을 기록한 사진 이미지를 왜곡함으로써 작가는 현실 세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가시화한다.

이러한 작업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회화적 변형을 작가는 ‘새로운 미적 요소의 추가’라고 표현하며, 이질적 요소들이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김천수는 작가가 다루어야 하는, 작가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사회적 공간과 사건들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소임을 고민하는 것이다.

작가는 잊혀가는 과거의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비극을 애도한다. 동시에 냉정한 시선으로 같은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들을 직면한다. 지속적인 호흡으로 다층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김천수의 작품을 통해 관람자는 오늘날의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형식과 내용

초기의 작업에서 김천수는 3D 온라인 게임 속의 풍경을 캡처하거나 인터넷 공간에 익명적 타인이 게시한 사진을 내려받아 편집하고 보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변형시켰다.

유학 시기부터는 타인의 촬영물을 활용하기보다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미지에 대한 개입 역시 디지털 사진 이미지의 작동 프로세스 자체를 들여다보고 건드리는 방향으로 더욱 심화하였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2011~2012) 시리즈에서 작가는 1970~1990년대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들의 실제 현장을 촬영하고, 코드 에디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디지털 이미지에 숨겨진 16진수 코드들을 수정했다.

작가가 이미지에 가한 테러 행위의 결과, 소박하고 평범한 거리 풍경은 코드 변형으로 훼손된다. 이미지를 뒤덮은 노이즈의 시각적 균열은 그 배경 장소에 숨겨져 있는 역사의 내상을 가시화한다.

한편 ‘로우-컷’(2018~ )과 ‘로우-패스’(2018~) 시리즈는 실제로 사진을 촬영하는 도구에 주목하여,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사진 기기가 갖는 물리적 한계와 오류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디지털카메라의 전자 셔터는 셔터 닫힘으로 인한 진동을 방지해주지만, 느린 스캔 속도로 인한 데이터 처리 지연으로 이미지가 흔들리거나 왜곡되기 쉽다. ‘로우-컷’ 시리즈에서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초고층 아파트를 왜곡되게 촬영하고, 출력된 이미지 위에 하얀 잉크로 먹줄을 튕겨 현재의 건물이 들어서기 이전까지 공간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로우-패스〉는 빛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을 읽어 아날로그 신호에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준다. 빛없이 찍었으므로 결과물은 완전히 검은 이미지여야 하지만, 실제로는 형형색색의 화소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사진이 되었다. 이미지 센서의 열로 인해 발생하는 이 노이즈는 고해상의 이미지일수록 증가하게 된다.

구체적인 소재나 개입의 방식, 그것이 드러내는 이미지의 작동 원리는 제각기 다르지만 작가의 작업은 모두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는 장소를 무대로 한다. 작가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현실 세계의 힘과 논리, 욕망이나 권력 관계와 같은 것들이 드러난다.

지형도와 지속성

완벽과 효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와 디지털 기술도 결국은 완전하지 못하다. 정보와 이미지가 범람하는 디지털 공간에서 기술은 어떻게 역사를 기록할 것인가? 김천수의 작업은 사회와 세계에 대한 작가의 거시적 관념을 시각화하는 동시에 사진에 대한 매체 미학적 담론을 촉발한다.

김천수는 사진의 영역 안에서 사진 이미지의 본질과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사진의 형식에서 벗어나며 계속해서 사진의 개념과 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관람자는 김천수의 작업을 통해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서의 사진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천수의 작업은 사진 기술의 특질을 면밀히 관찰하고 다룰 뿐만 아니라, 미술적인 장치들을 통해 심미적 확장을 거듭한다. 작품 외적으로도 다양한 전시 기법을 통해 관람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작가가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적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이미지 코드의 16진수 숫자를 만년필로 적은 원고지, 건축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먹선을 튕겨 이질적인 레이어를 더한 사진, 알루미늄 패널에 전사된 픽셀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계속해서 보여주는 소재와 변화된 기법은 사진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김천수 작가가 다음에는 어떤 작품과 전시로 찾아올지 더욱 기대하게 되는 지점이다.

김천수 작가 개인전 “Low-cut, Low-pass” 2018년 10월 2일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
일우스페이스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은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一宇SPACE)에서 김천수(38) 작가의 개인전 <로우-컷, 로우-패스(Low-cut, Low-pass)>를 개최한다. 김천수 작가는 지난 2월에 열렸던 제9회 일우사진상에서 전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8월 30일(목)부터 10월 2일(화)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연작인 ‘로우 컷’, ‘로우 패스’를 중심으로 도시와 테크놀로지의 심화된 발전 논리 속에 내재된 오류들을 시각화 한 사진작품 20여 점을 소개한다.


Installation view of “Low-cut, Low-pass” at Ilwoo Space ⓒ Ilwoo Space

김천수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오류들에 관심을 갖고, 카메라 또는 그것을 이용한 재현 기술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 내재된 취약성, 불완전성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드러내고자 해왔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건, 사고에서부터 네트워크, 디지털 이미징 테크놀러지의 발전까지 다양한 분야에 주목해왔다. 이전 작업 ‘처음에는 희극으로 다음에는 비극으로’ 연작부터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로우-컷’, ‘로우-패스’ 연작까지 단순히 특정 공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이면에 존재하는 현대사회의 취약점을 디지털 이미지의 재현 과정에 물리적, 전자적 오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발생한 왜곡과 노이즈를 통해 시각화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훼손된 것으로 보이기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미적 요소가 추가된 것처럼 보이는 양면적인 이미지를 통해 시대적, 지역적 문제를 바라보는 획일적인 시선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희극으로 다음에는 비극으로’ 에서는 폭탄 테러로 인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파장을 디지털 이미지의 변조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작가는 폭탄 테러가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오는 이유를 현대도시의 과밀성에서 찾았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한 고층빌딩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작은 폭발에도 큰 손상을 입는 것처럼, 최근 널리 사용되고 있는 JPG, PNG 등의 이미지 파일 포맷은 데이터 압축 알고리즘을 사용함으로써 컴퓨터의 저장 공간을 절약해주지만 과밀화된 도시와 마찬가지로 작은 변조에도 이미지의 많은 부분이 손상된다. 테러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코드에디터로 변조하고 훼손하는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현대 도시와 디지털 이미징 테크놀러지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취약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Installation view of “Low-cut, Low-pass” at Ilwoo Space ⓒ Ilwoo Space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로우-컷’, ‘로우-패스’ 역시 재개발로 인해 점점 더 밀도가 높아진 도시와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고해상도의 디지털카메라가 가진 공통적인 취약점을 연결시킨다. 작은 면적에 많은 수의 화소를 집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해상도의 이미지 센서는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서 이미지의 왜곡과 노이즈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왜곡은 낮은 건물보다는 고층빌딩을 촬영하는 과정에 극단적으로 드러나며 노이즈는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어두운 사진에서는 확인이 가능하다.

‘로우-컷’ 연작에서는 촬영과정에서 데이터 처리의 지연으로 발생한 형태적 오류가 발생한 이미지 위에 건설현장에서 공간을 구분하고 직선을 긋기 위해서 쓰이는 먹선을 덧씌워 놓는다. 삶의 공간이 개발, 변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신문기사에 포함된 사진을 차용하여 선으로 만들고, 이를 먹선으로 불완전한 이미지 위에 튕겨 넣는다. 이를 통해 너무나 익숙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는 공간의 이면에 숨겨진 기억들을 다시 드러내고자 했다. 또한 흰 먹선이 사진 속에서 흐트러진 현재의 모습을 강조하거나 또는 바로잡는 지시선의 역할을 하기를 의도한다.


Installation view of “Low-cut, Low-pass” at Ilwoo Space ⓒ Ilwoo Space

‘로우-패스’연작에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어떤 빛도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을 확대하여 보여준다. 빛 없이 찍힌 사진이기 때문에 완벽히 검은 사진이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검지 않은 화소들이 중간 중간에 형형색색 빛나고 있다. 이것은 이미지 센서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한 노이즈이며 일반적으로는 단위면적 안에 화소가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람들이 가진 디지털 기술의 완전무결성에 대한 믿음이 허황됨을 증명함과 동시에 오류 없음을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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