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조 작가의 메타-개념주의로서의 '스키메틱 미디엄' - K-ARTNOW
김희조 (b.1980) 대한민국, 서울

김희조는 School of Visual Arts(뉴욕, 미국) 미술학과를 졸업(2006)하고 New York Studio School of Drawing(뉴욕, 미국)에서 회화/조각 석사학위를 취득(2018)했다. 2009년 이후 뉴욕과 밀라노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2019년 이후부터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희조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첫 개인전 《Hello, Dolly!》(2009, Galleria gli Eroici Furori)를 가진 후 주로 미국에서 활동해왔다.

개인전 《The Series》(2010, Blank Space 갤러리, 뉴욕, 미국)와 《New Works, ‘Double Toil and Trouble’》(New York Studio School of Drawing, Painting and Sculpture, 뉴욕, 미국)를 연 후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BYR: Prime Elements》(2020,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Centotto Gallery(뉴욕, 미국), Bowery Gallery(뉴욕, 미국), Main Gallery(뉴욕, 미국), 인터알리아 갤러리(서울, 한국), 인사아트센터(서울, 한국), Blank Space New York Gallery(서울, 한국), 가나아트센터(서울, 한국) 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수상 (선정)

1999년 Herzog-Meier Award in Art (오레곤, 미국)를 수상하고 2004년에는 Pamela Brown Roberts Award (뉴욕, 미국)을 수상했다.

주제와 개념

김희조는 첫 번째 개인전 《Hello, Dolly!》에서 복제양 ‘돌리’를 다른 화법으로 반복하여 그린 페인팅을 선보였다. 작가는 2003년 뉴욕으로 이주하였는데, 많은 예술가 사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는 소외감과 함께 동시대 시각예술 씬에서 일종의 복제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고,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복제 포유류인 양 돌리를 복제하는 일련의 그림들로 표현되었다.
김희조는 시각 예술의 가능성이 이미 90%는 탐구되었다고 보았고, 이후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자신의 사고방식에 관한 연구로 나아간다. 이 연구는 존재 이후의 물음 즉, 존재론적 불완전성을 토대로 이념적 세계와 현상학적 세계 사이의 불일치로 인한 한계와 유한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신의 존재론적 응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복잡다단한 관점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개념적 틀이자 통합된 메커니즘인 스키마타(Schemata)를 고안했다.

스키마타는 본래 우리가 어떤 객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가 구성되어 있는 지식구조를 이르는 말로, 작가는 이를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법으로서의 스키마타뿐만 아니라 예술적 표현 방법론을 아우르는 것으로서 다룬다.

“나의 시각 언어는 하나의 작품이 단일하거나 독립적인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김희조의 작품은 고도로 상호 연결된 피스(piece)들이 수십, 수백 점 모여 하나의 연작을 구성한다. 선, 형태, 양식, 색채를 기본적인 조형 요소로 삼아 개별 작품을 제작하되, 작가의 사고방식과 개념에서 비롯된 분석과 분리, 독립과 조합, 그리고 계열화와 재맥락화를 거쳐 작가의 스키마타를 전달한다.

이처럼 김희조는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와 이에 대응하는 자신의 세계관, 그리고 이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예술가의 통찰력과 예술적 종합력을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김희조가 세계관과 예술관을 스키마타 차트(Schemata Chart)라는 도식체계를 통해 보여준다면, 자기 생각의 기원을 풀어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로서 BYR Prime Elements라는 유기적 조직체를 만들어 나간다.

BYR은 시작과 끝, 인간이 차지하는 공간, 지구의 순환운동 등을 상징하는 원을 기본 골격으로 삼아 파란색 B, 노란색 Y, 빨간색 R 세 개 범주의 유닛으로 변주된다.

B는 ‘정사각형’을 기본으로 하여 정사각형의 네 점으로부터 시작되어 생략, 확장되거나 원의 형태와 결합한다. 이는 심리적으로 내재한 문화와 자기 성찰의 이해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마음과 물질의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Y는 ‘정삼각형’을 모티프로 작가 특유의 패턴 방법론을 통해 우주의 조화로운 구조와 반복, 리듬, 중력에 관한 분석적 접근을 나타낸다. 이는 탄생, 성장, 죽음과 같은 우주론적 사건들에 대한 해석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R은 입자를 대표하는 ‘점’에서 출발한다. 유선형이나 비선형 곡선들이 점과 어우러지도록 구성되는 R 유닛은 입자와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을 기록한 것으로, 중력, 에너지 이동, 궤도, 빛처럼 자연의 물리적 법칙을 나타낸다.

김희조의 BYR은 우주의 사건과 흐름, 성질과 법칙에 대한 작가의 학습, 성장, 성찰, 그리고 그 메타 인식으로 인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변화하고 확장하는 BYR 유닛들은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에서 중요한 기본 조형요소이자 미술 형식으로서 물리적 결합 혹은 화학적 융합을 통해 조형적 중용을 만들어간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희조의 최근 개인전 《BYR: Prime Elements》은 작가의 예술관과 가치관을 정리한 스키마타 차트와 오랜 시간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 예술관을 탐구한 결과로 형성된 작가만의 Prime Elements를 99개의 작품으로 선보인 전시였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조각, 드로잉, 오브제 등 모든 미술의 형식과 내용을 하나의 체계와 개념으로 통합하기 위한 최종적인 예술형식으로서 Schematic Medium의 초기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 ‘BYR_OS’도 선보였다.

전통적인 회화 형식에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을 접목하여 하나의 개념 체계를 정립한 것은 김희조의 독보적인 예술적 성취이다. 더욱이 이를 실제 작품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상호작용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작품 세계를 다방면으로 확장해간다는 점에서 김희조의 예술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김희조 작가의 메타-개념주의로서의 '스키메틱 미디엄'
김종호 | 인디펜던트 큐레이터

이번 전시는 2020년 유아트 스페이스 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개인전으로서, 스키매틱 미디엄의 개념과 방법론이 적용된 최근의 작품들과 이전에 해왔던 유사 방법론의 작품들이 모두 전시되고 있다.
 
‘Schematic Medium’은 하나의 테마에 기반하여 다양한 시리즈로 전개하거나 유기적으로 작품을 제작해 나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김희조작가는 조형요소인 점, 선, 면, 형, 색의 본질에 대한 메타 접근을 통하여 ‘스키매틱 미디엄 (Schematic Medium)’이라는 자신만의 개념과 방법론을 확립하였다. 
 
‘스키매틱Schematic’은 ‘스키마Schema’의 형용사로서 ‘도표’ 혹은 ‘도식’을 뜻하지만, 인지심리학에서는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인지적 틀’이나 ‘사고의 구조’를 말한다.
 
‘미디엄Medium’은 일반적으로 ‘수단’이나 ‘도구’, ‘재료’ 등을 뜻하지만, 동시대 미술계에서는 회화, 조각, 오브제 등과 같은 미술의 표현 양식 전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이러한 의미를 담고있는 김희조의 ‘스키매틱 미디엄Schematic Medium’은 회화, 조각, 오브제와 같은 여러 쟝르를 하나의 조형으로 통합하여 완성하고 이를 유기적인 방법으로 전개해가겠다는 작가만의 전략이자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스키매틱 미디엄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해 오던 〈BYR_OS〉 Series, 〈BYR_QUAD〉 Series들을 중심으로 하여, 작업의 주요개념이 본격적으로 확립되기 이전의 작품들인 〈One Hour〉 Series와 〈Semi Circle & Nine Drawing〉 Series, 〈Core Searching Painting〉 Series 작업 등이 함께 전시된다.
 
〈One Hour〉 시리즈는 한 시간 동안 인물의 특징에 대한 순간의 집중력과 표현을 유화로 담아낸 회화작품으로서 그의 경쾌하고 명확한 브러쉬 스트로크를 볼 수 있다.

전시장면, 〈One Hour〉 시리즈, 2024, 에이라운지

〈Semi Circle & Nine Drawing〉 시리즈는 인간의 한계를 상징하는 숫자 ‘9’와 미완성을 상징하는 ‘반원’을 조형요소로 하여 작가의 반복적인 수행이 결과물로 담겨진 작품이다.

전시장면, 〈Semi Circle & Nine Drawing〉 시리즈, 2024, 에이라운지

〈Core Searching Painting〉 시리즈는 블루, 옐로우, 레드를 검은 색 바탕위에 오일 스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유화의 두꺼운 질감과 표현주의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면, 〈Core Searching Painting〉 시리즈, 2024, 에이라운지

이번 전시의 메인작품인 〈BYR_OS〉 시리즈와 〈BYR_QUAD〉 시리즈는 스키매틱 미디엄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립된 이후 선보이는 가장 최근작들이다.

전시장면, 〈BYR Organic Schemata (OS)〉 시리즈, 2024, 에이갤러리

〈BYR Organic Schemata (OS) 〉 시리즈는 ‘BYR Prime Elements 99’ 에서 선별된 세 개의 유닛을 합치고 이를 재맥락화한 작품들이다. 이번 작품들은 특히 세 개의 유닛이 복합적 구성과 다양한 변화를 통해 메타 개념주의적 접근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전시장면, 〈BYR Organic Schemata (OS) & BYR Quad Origin〉 시리즈, 2024, 에이갤러리

〈BYR Quad Origin〉 시리즈는 ‘블루와 사각형’, ‘옐로우와 삼각형’, ‘레드와 원’의 형태에 BYR의 조형 원리를 적용한 최소주의와 본질주의적 접근으로 구성하여 예술의 가장 기본적이고 순수한 형태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전시장면, 〈BYR Quad Origin〉 시리즈, 2024, 에이갤러리
전시장면, 〈BYR-Prime Elements 99 & BYR Quad Origin〉 시리즈, 2024, 에이갤러리
전시장면, 〈BYR Quad Origin〉 시리즈, 2024, 에이갤러리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해왔던 김희조 작가의 스키매틱 미디엄의 개념이 어떠한 여정을 거쳐왔는지 그 중간지점을 보여주고 향 후 새로운 방법론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전시 안내

- 전시제목: 메타-개념주의로서의 스키매틱 미디엄
- 전시기간: 9월 5일 목요일 - 12월 28일 토요일
- 관람시간 : 월 – 토 (11- 6pm)
- 전시장소: 에이라운지&에이갤러리 (에이든청담호텔, 강남구 도산대로 216)
- 전시문의: 박종현 (큐레이터) / aproject.company@gmail.com

김종호는 홍익대 예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에서 예술기획을 전공하였다. 1996-2006년까지 갤러리서미 큐레이터, 카이스갤러리 기획실장, 아트센터나비 학예연구팀장, 갤러리현대 디렉터, 가나뉴욕 큐레이터로 일하였고, 2008-2017까지 두산갤러리 서울 & 뉴욕, 두산레지던시 뉴욕의 총괄 디렉터로서 뉴욕에서 일하며 한국 동시대 작가들을 현지에 소개하였다. 2017년 귀국 후 아트 컨설턴트로서 미술교육과 컬렉션 컨설팅 및 각 종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2021년 에이프로젝트 컴퍼니 설립 후 한국 동시대 미술의 세계진출을 위한 플랫폼 K-ARTNOW.COM과 K-ARTIST.COM 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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