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개인전 "Mentality of Disconnection" 2022년 10월 5일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 - K-ARTNOW
김신욱 (b.1982) 대한민국, 서울

김신욱은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2012)하고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사진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2014)했다. 이후 영국 이스트런던 대학교에서 순수미술 박사학위를 취득(2021)했다. 현재 밀라노 CE Contemporary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유형학적 사진

개인전 (요약)

작가는 유학 시절 2012년 목스페이스(런던, 영국)와 2015년 주영 한국문화원(런던, 영국)에서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한국에서는 2018년 스페이스22(서울, 한국)에서 열린 개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시 활동을 시작했다. ‘공항 도시’ (Unnamed Land: Air Port City, 2015~2020) 연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서울과 부산에서 여러 차례 전시했다.

최근 CE Contemporary 갤러리에서 개막한 전시는 김신욱 작가가 이탈리아에서 갖는 첫 개인전으로, ‘네시를 찾아서’ (In Search of Nessie, 2018~2020) 연작을 소개한다. 전시는 2022년 5월 1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됐다.

그룹전 (요약)

주벨기에 한국문화원(브뤼셀, 벨기에), 금천예술공장(서울, 한국), 팔라초 타글리아페로 미술관(안도라, 이탈리아),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서울, 한국)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했다.

수상 (선정)

제12회 일우사진상 전시 부문(일우재단, 한국), 제7회 아마도사진상(아마도예술공간, 한국), 브리티시 인스티튜션 어워드(왕립미술원, 영국) 등을 수상하였으며 제10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KT&G 상상마당, 한국) 최종 3인에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기요사토사진미술관(기요사토, 일본),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한국), 옥스퍼드대학교 오리엘 칼리지(옥스퍼드, 영국), KT&G 상상마당(서울, 한국), 서울특별시청(서울, 한국)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제와 개념

김신욱 작가는 주변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수집을 통해 거대한 세계를 구성하고 그 본질을 찾아낸다. 특정한 장소와 기억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면서, 실제로 존재하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우리 주변의 것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사진과 아카이브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특히 주변부나 모호한 경계의 풍경을 탐색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되살려내고자 한다.

김신욱은 대상을 조작적으로 연출하지 않고 우리 주변의 풍경 그대로를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작가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현실은 분명하고 명징한 세계이기보다는 불안과 단절을 내포한, 고요하지만 소소한 균열의 무대에 가깝다.

작품과 함께 제시되는 리서치 자료들은 대상을 둘러싼 다양한 측면의 사실(때로는 허구이기도 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관객의 상상을 자극한다. 작가의 사진은 시각적 평면으로서 존재하기보다, 풍부한 아카이브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현실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미지에 다가가면 그 아래 감추어진 이야기가 떠오르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연결되면 결국은 큰 틀의 세계를 구성하게 된다.”

작가의 작업은 우리가 눈여겨본 적 없던 주변부의 풍경이나 국가와 지역의 경계, 상상 속 괴물이나 멸종된 동물 등 비일상적인 장소와 존재를 대상으로 하기에 보는 이에게 생경함과 신선함을 선사한다. 그런데도 그의 작품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자신의 경험과 관심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공감과 몰입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떨어진 세계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작가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에서 나아가 사회적 환경과 역사의 흔적을 조명한다. 이렇듯 김신욱의 예술 세계는 사회와 개인의 사이에서 균형을 성취하고 있으며 그 해석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형식과 내용

런던 현지에서 생계를 위해 여행자들에게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던 작가는 수년간 수없이 히스로 공항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공항 주변의 풍경과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공항을 소재로 한 연작은 2013년부터 시작된 작업이지만, 김신욱이 현재와 같은 사진의 형식과 접근 방법을 구축한 것은 2017년부터이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자신의 기억이나 심리와 매우 밀접해 있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관조적인 유형학적 사진에 머물러 있었다. 작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끼면서부터, 작가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던 풍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그 안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시의 외부에 섬과 같이 존재하면서 인근 지역을 잠식해 나가는 공항은 소외된 주변부를 만들어내는 중심인 동시에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지점들을 연결한다. 작가는 담담한 시선으로 내부가 아닌 공항 주변의 풍경을,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그 이면의 사회적 문제들을 포착했다.

2021년부터 현재(2022)까지, 작가의 최근 작업은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한국 근현대사에서 나타난 단절과 절단에 주목한다. 이북 출신의 가족들 속에서 경험한 실향의 정서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해, 문화 인류학자 또는 민족지학자와 같은 자세로 옛 동해북부선 일대의 흔적이나 사라진 한국 호랑이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수집, 기록, 분류로 이어지는 집요한 관찰과 시간의 축적은 작가가 변함없이 고수하는 작업 방식이다. 여전히 작가의 시선은 쉽사리 보이지 않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풍경들에 머문다. 작가가 폭넓은 리서치를 통해 수집한 자료들은 현실과 상상 사이에서 미끄러지는 것들을 포착해 보여준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신욱은 데뷔 초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가이다. 영국에 있는 동안에도 국내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졌다. 또한 영국 왕립미술원에서 수여하는 ‘브리티시 인스티튜션 어워드’를 수상(2013)하고 만 35세 미만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일본 기요사토사진미술관의 ‘영 포트폴리오’ 공모 프로그램에 선정(2017)되는 등 동시대 젊은 작가로서 여러 국가로부터 주목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김신욱 작가의 수상 이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을 미루어 보면, 김신욱에 대한 주목이 신진작가에게 주어지는 단순하고 일시적인 관심이 아닌 미래의 한국 사진을 가늠하기 위한 비평적 시선임을 알 수 있다.

김신욱은 개인적인 동시에 사회적이고,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두루 모을 수 있는 작가이다.

그가 최근 몰두하는 주제들은 이주와 이동, 전쟁으로 인한 단절과 같이 세계 어느 나라나 어느 민족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화두이면서도 한반도 분단이라는 특수한 사례를 조망하는 것이기도 하다.

10년 이상의 긴 유학 생활을 거치며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고 여러 국적의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폭넓게 교류해 온 김신욱은 국내에 머물면서도 활발한 해외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전통적인 사진 매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설치 기법과 전시 형식을 실험하고 있는 만큼, 사진과 미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작가의 국제적 행보를 기대하게 된다.

김신욱 개인전 "Mentality of Disconnection" 2022년 10월 5일까지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
A Team
Main poster image of "Mentality of Disconnection," Ilwoo Space, Seoul. © Ilwoo Foundation.

김신욱(b.1982) 작가의 개인전 “Mentality of Disconnection” 이 2022년 8월 17일(수)부터 10월 5일(수)까지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전시되고 있다. 지난 1월 일우재단에서 시상하는 제12회 일우사진상 전시 부문 수상작가로 선정된 기념으로 사진 작품 약 4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김신욱 작가는 특정 이야기를 민족지학적 또는 문화 현상적 관점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로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작가는 관심 대상을 둘러싼 주변부 이야기를 하나하나 조사해 가며 작업을 구성한다. 사람, 풍경, 역사, 전설 등 그 주변을 더듬어 가며 다가서는 작업 과정 때문에 작가의 작업에는 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집 자료도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마치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하는 조각조각 흩어진 퍼즐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그의 초기 연작 중 하나인 ‘공항도시’(2015-2020)는 작가가 오랜 유학 생활 중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픽업 서비스 일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연작은 공항이 생기며 변화하는 주변 사람들의 삶, 풍경, 제도 등을 사진으로 포착한 연작이다.

2020년 아마도사진상을 수상하면서 전시로 선보였던 ‘네시를 찾아서’(2018-2020)는 1934년 스코틀랜드의 네스호에 촬영된 괴물에 대한 작가의 관심사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네스호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괴물, 네시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와 풍경을 과거의 기사, 현지에서 판매되는 굿즈 상품, 편지 등을 찍은 사진을 통해 보여 준다.

Partial installation view of "In Search of Nessi" at Amado Art Space/Lab, Seoul. Courtesy of Amado Art Space.

일우스페이스에서 개최되는 전시에서 작가는 ‘Mentality of Disconnection(단절의 망탈리테)’(2021-)와 ‘Edgeland(경계지)’(2021-), 두 그룹의 작품들을 통해 단절의 이야기를 펼친다. 

‘Mentality of Disconnection(단절의 망탈리테)’는 분단이 가져온 기억의 흔적들을 포착한다. 분단의 역사는 후대에 내려갈수록 점점 먼 이야기가 되는 듯하지만 그 이야기는 여전히 집단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흉터처럼 남아 있다. 이는 단순히 여행이 불가한 물리적 단절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인들의 집단적 심상에도 새겨져 있다.

작가는 이를 실향민과 탈북자, 동해북부선의 기차 노선, 한국 호랑이 등 세 가지 소재로 사진 작업을 했다. 

Kim Shinwook, 'Mr Choi at work,' Inkjet print, 38 x 50 cm, 2021. ©Kim Shinwook, PLACEMAK1.

실향민과 탈북자와 관련된 주제로는 ‘The Marginal Man(경계인)’ 연작이 포함되어 있다. 이북 출신 조부모와 아버지를 가진 작가는 연작을 통해 해외 거주 탈북자의 이야기를 펼쳤다. 영국에서 만난 탈북자 최 씨의 삶을 인터뷰하고, 편지 글과 생활환경을 사진으로 남겨 추적 기록했다. 작가는 이 연작을 통해 개인의 삶에 주목하기보다는 실향민이자 외국의 이방인이며 여느 공동체에서 속하지 못하는 소외된 자의 정서를 따라가며 상실과 소외 그리고 경계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

Partial exhibition view of "Mentality of Disconnection" at Ilwoo Space. Photo by Aproject Company.

동해북부선의 기차 노선에 대한 소재는 일제 시대 때 자원 수탈의 목적으로 강원도 양양과 원산을 이은 노선을 조명한다. 이 철길은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뻗어 나갈 예정이었다. 슬픈 역사를 지닌 이 노선은 다양한 지역을 연결할 목적으로 철길과 터널이 건설되었지만 이는 한국 전쟁 이후 여러 총알 자국과 함께 차단되며 현재는 단절을 상징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를 둘러싼 다양한 기억과 풍경 그리고 파편들을 포착했다.

Kim Shinwook, 'Korean Tiger captured in Mt. Bulgap,' 2021, Archival pigment print, 80 x 106 cm. ©Kim Shinwook.

한국 호랑이에 대한 소재는 시베리아에서 전남 진도까지 왕래하던 한국의 상징 동물 호랑이의 이야기를 추적한다. 호랑이는 우리 전래 동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그 수도 많았던 동물이다. 하지만 조선 정복 과시용으로 자행되었던 일본 제국주의의 조직적인 사냥과 전쟁으로 인한 분단 이후로 그 경로가 단절되었다. 작가는 한국인의 정서에 남은 호랑이에 대한 집단적 기억들이 어떠한 양상들로 남겨졌는지 사진으로 추적해 나간다.


Kim Shinwook, 'Gonghyeonjin Tunnel,' 2022, Inkjet print, 120 x 160 cm. ©Kim Shinwook.

전시의 두 번째 파트로 구성된 ‘Edgeland(경계지)’는 또한 새로운 이야기로 그 단절과 집단적 기억을 포착한다. 작가는 마리온 쇼어드와 로버트 맥팔레인이 언급한 ‘경계지’에서 제목을 빌려 왔다. 도시와 지방 사이는 인간의 흔적이 있으면서도 오히려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다채롭고도 공격적으로 자라나는 야생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도시와 지방 사이에 존재하는 전환의 공간을 경기도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명했다. 서울을 둘러쌓고 있는 경기도는 도심과 벽지라는 극단의 공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지만 무엇보다도 한때 북한과 연결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분단이 된 현재, 서해안 지역에는 초소와 철망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있어서 경기도 지역은 연결과 단절, 개발과 보존, 물리적 정서적 분단이 뒤섞여 마구잡이로 자라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가는 파주의 임진강과 초평도, 북한의 신의주까지 이어지던 경의선이 있는 지역 등 역사로 인해 단절이 발생하고 그 여파가 남은 장소들을 사진으로 담아 낸다.


Kim Shinwook, 'Gonghyeonjin Tunnel,' 2022, Inkjet print, 120 x 160 cm. ©Kim Shinwook.

김신욱 작가는 영국 왕립미술원 브리티시 인스티튜션 어워즈 수상을 비롯해 프랑스 툴루즈 매니페스토 사진 페스티벌 선정 작가, 제7회 아마도사진상과 KT&G상상마당 SKOPF 올해의 작가상 등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핀란드 국립미술관, 이탈리아 팔라초 타글리아페로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 러시아 크라스코야르스크 미술관 비엔날레 등의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일본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한국 고은사진미술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영구 소장되어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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