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모드” 2023년 6월 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개최 - K-ARTNOW
이윤성 (b.1985) 대한민국, 서울

이윤성은 중앙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2011)하고 현재 서울에서 작업하고 있다. 2014년 메이크업 아트 스페이스에서 첫 개인전《NU-TYPE》을 개최했다.

개인전 (요약)

작가는 2014년에 개최한 개인전 《NU-TYPE》(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파주)을 시작으로 2015년에 《NU-FRAME》(두산갤러리, 서울, 한국), 2016년에 《NU》(두산갤러리, 뉴욕, 미국)에서 새로운 회화형식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후 《Inside of Light》(2019,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Nu Collection》(2021, 유아트스페이스, 서울)를 통해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결합을 실험하며 자기 예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룹전 (요약)

아트딜라이트 (서울, 한국), 카오스라운지 (도쿄, 일본), 취미가 (서울, 한국), 이유진 갤러리 (서울, 한국), 리각 미술관 (천안, 한국), 스페이스K (대구, 한국), 세종문화회관(서울 한국), 메이크샵 아트스페이스 (파주, 한국), 대안공간 팀 프리뷰 (서울, 한국) 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수상 (선정)

2013년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대상을 수상하고 2014년에 두산 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강예술상을 수상하였다.

주제와 개념

이윤성은 서구문화권의 신화와 서사를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 서브컬쳐와 결합하여 회화를 창작한다. 미술사에서 서구 신화와 서사를 모티프로 하는 창작 방식은 오래된 전략이고, 만화 장르나 망가/아니메라 불리는 일본의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작업은 한국현대미술의 30~40대 작가들에게 흔히 보이는 특징이다.

참조와 차용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현대미술의 상황 속에서, 이윤성은 과거와 시대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 고급과 저급, 불변과 가변 등 상반되고 이질적이라 여겨지는 요소들을 회화 안에서 자유롭게 연결하고 해체하여 다층적인 의미망을 생성하는 특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윤성이 다나에, 헬리오스, 프시케, 마리아 등 그리스로마 신화나 서사 속 인물과 그 서사를 차용할 때 이들 인물이 도상으로서 반복해 등장하는 서양미술사의 마스터피스, 예컨대 비너스 여신상 이나 최후의 심판, 라오콘, 수태고지 같은 명작 또한 차용의 범위에 포함된다. 이로써 신화와 고전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가 기왕에 가진 힘과 역사에 주목하는 작가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작가가 선택한 대상의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거나 이 인물을 망가의 미소녀로 둔갑시켜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으로 그린다는 점, 그리고 자신이 참조한 원전의 전형성을 가져오면서도 작가 자신이 성장하며 접했던 일본 만화라는 시각적 환경과 서브 컬처의 영향을 과감하게 접목하여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시사한다.

“나는 작품이 가진 이야기나 메시지가 아닌 제작 형태, 표현 방법들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흔히 평단에서 혼성적 혹은 하이브리드 이미지라고 칭하는 이윤성의 회화에 대한 이해는 이미지의 내용적 전형성, 참조, 재해석의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회화의 프레임’을 함께 고찰할 때 깊어진다. 작가의 초기 개인전 타이틀에 직접 제시된 ‘TYPE’, ‘FRAME’이 말하듯, 프레임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윤성은 ‘Zodiac’ 연작에서 보이듯 직사각의 보편적인 캔버스 틀에서 벗어나 만화에서 장면을 구획하는 ‘칸’처럼 캔버스를 다각형으로 변형하고, 이를 재조합해 설치하기도 한다. 또는 ‘다나에’ 연작처럼 회화 표면 안에서 프레임을 분할하여 인물과 그의 세계를 다면적으로 조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칸/프레임 설정은 분명히 완성된 평면으로서의 회화 표면에 속한 것이지만, 역으로 회화 자체에 담긴 시각적 개념적 경계를 유동적으로 만듦으로써 새로운 회화 양식 ‘Nu-Frame’이라는 복합적 구성을 생성한다.

형식과 내용

이윤성의 회화는 화려한 색상과 문양이 휘몰아치는 배경, 귀엽고 환희에 찬 표정의 모에화(모에카[萌え化])된 나신의 미소녀 캐릭터로 관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여기에 ‘토르소’ 연작처럼 파괴되고 훼손된 신체, ‘다나에’ 연작과 같이 다양한 표정과 왜곡된 신체에 집중한 인물 표현, ‘모에화’의 문화적 문법에 따라 재조합한 시각적 요소들 또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순간적으로 파악되는 이러한 특징들의 배후에는 고전을 동시대 서브컬처에 맞춰 갱신하겠다는 작가의 뜻, 특히 특유의 모에 요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서구 고전회화에 담긴 구도와 비례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조형미 추구에의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작가는 작품에 분할된 면, 검은 윤곽선, 평면성이 두드러지는 만화책의 형식을 적용하지만, 이를 조형미를 고려하여 붓 자국이 분명히 살아 있는 유화로 제작함으로써 서브컬처를 회화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는 것이다.

2019년과 2021년의 개인전에서는 지난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가의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면서, 작가의 향후 행보를 짐작할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인물의 눈동자와 장식적 이미지 일부를 모빌 조각처럼 만든 조형물, 대상을 픽셀화하여 표현한 픽셀 페인팅, 그리스 로마 신화의 메두사를 형상화한 페인팅과 3D 프린팅 조각, GIF 파일로 제작된 NFT 작품 〈Head of Medusa #1, #2, #3〉 등 작가 특유의 작품 구성에 더해진 변주를 확인할 수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미술의 영역을 고전적 상위예술에 제한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향유하는 하위문화를 경유해 새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이미 익숙한 발전적 시도다. 실제로 상·하위의 다양한 예술과 문화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작품과 연결하는 일군의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등장은 2000년대부터 두드러지게 발현된 현상이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한국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팝아티스트들의 활동과도 연결된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이윤성은 만화의 도상을 추상회화적 표현으로 연결하고, 서브컬처의 시각적 기표를 서구 고전 작품의 아름다운 작품과 결합함으로써 단순한 패러디나 오마주와는 다른 차원의 꽤 성공적인 작품을 풀어내고 있다.

이윤성은 2013년 제1회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 개최한 개인전 등을 통해 신예 작가 시절부터 주목받았는데, 상술한 작품세계의 다층적인 면모로 인해 전시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내외 아트 페어에서도 그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왔다.

Covid-19의 영향으로 미술의 창작, 향유 및 소비의 개념이 변화되고 있는 바, 디지털 매체를 통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윤성 작가 역시 이러한 시대를 관통하며 창의적이고 편견 없는 자기의 예술을 확장하고 있다.

평면에서 조형으로 변화를 꾀했던 것에서 나아가 최근의 전시에서 선보인 디지털 3D 작업과 조각, NFT 기반 디지털 아트 작품처럼 현실에서 가상으로의 변화를 시도하며 작가는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블린 모드” 2023년 6월 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개최
A Team
“Goblin Mode” at Art Space Hohwa ©Art Space Hohwa

호반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는 5월 19일부터 6월 18일까지 네오팝아트 전시 “고블린 모드”(Goblin Mode)를 진행한다. 전시는 그룹전으로 네 명이 참여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얇고 화려한 시각적 스펙터클로 혼종(hybrid)의 메시지를 전하는 네 작가의 작업을 살펴본다.

이윤성(Lee Yunsung b. 1985), 아트놈(Artnom b. 1973), 이은(Lee Eun b. 1995), 미구엘 앙헬 푸네즈(Miguel Angel Funez b. 1988)로 이들은 자신 작업의 주된 조형언어로 만화적 캐릭터를 사용한다.

이윤성 작가는 서구문화권의 신화와 서사를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 서브컬쳐와 결합하여 회화나 조각으로 창작한다. 작가는 동양과 서양, 고급과 저급, 불변과 가변 등 상반되고 이질적이라 여겨지는 요소들을 회화 안에서 자유롭게 연결하고 해체하여 다층적인 의미망을 생성하는 특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트놈 작가는 대립적인 요소들을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와 혼합한 캐릭터 회화로 자신의 삶과 신념을 담아낸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팝아트와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상상의 캐릭터와 현대 자본주의의 도상을 조합해 오묘한 어울림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이은 작가는 ‘GIF(움직이는 짤)’의 디지털 움직임에 대한 회화적 변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에게 ‘움직이는 짤’은 생각없이, 검열없이 볼 수 있는’ 욕망의 투영체이며 솔직한 대변자이다. 작가는 디지털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디즈니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포착해 캔버스 위에서 가상과 현실의 간극을 줄인다.

미구엘 앙헬 푸네즈 작가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려진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해체 및 조합해 자신의 독창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캔버스 위에 패턴화되어 무한 증식하는 캐릭터들은 쉽게 변형되고 복제되는 디지털 기술 시대를 상징한다. 이들은 특정 캐릭터를 암시할 뿐 정작 온전한 형태로 보이지 않는다.

전시명 “고블린 모드”는 ‘일반적인 사회적 규범이나 기대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뻔뻔하고, 게으르고, 제멋대로 구는 태도 및 행동’을 뜻하는데 코로나 규제 완화 이후 일상생활의 회귀를 원하지 않는데서 비롯되었다. 현재는 전복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시대정신으로 정의가 확장되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동시대적 움직임과 같이하며 이질적인 요소를 하이브리드한 캐릭터 회화를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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