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2024년 5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 - K-ARTNOW
이동기 (b.1967) 대한민국, 서울

이동기는 홍익대학교 회화과(1990) 졸업하고 동대학원 회화과 석사학위를 취득(1995)했다. 현재(2022) 피비 갤러리(PIBI Gallery)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이동기는 1993년 온갤러리(서울,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였다. 같은 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톰’과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합성하여 대중문화와 현실을 담아내는 캐릭터 ‘아토마우스(Atomaus)’를 탄생시켰다.

1994년 갤러리 보다(서울, 한국)에서 연 그룹전 《리모트 컨트롤》에서 처음 발표된 아토마우스는 예술장르와 만화의 혼합을 통한 한국적 팝아트의 캐릭터로서 작품의 주요 이미지로 지속하여 등장한다.

《이동기 개인전》(2002, 고바야시갤러리, 동경), 《스모킹》(2006, 원앤제이갤러리), 《버블》(2008, 윌렘커스붐갤러리, 암스테르담), 《이동기: 펜타곤》(2021, 피비 갤러리, 서울)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가지며 아토마우스 외 에이맨(A-Man), 박스로봇(Box Robot) 등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과 한국 드라마 장면을 연출한 ‘소프 오페라(Soap Opera)’ 연작(2012~)을 선보였다. 2008년 갤러리2에서 가진 《더블 비전》 전시 이후 추상 회화 시리즈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그룹전 (요약)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일상, 기억, 그리고 역사’》(1997, 광주 시립 미술관, 광주, 한국), 《미디어시티서울 2000》(2000,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한국) 《애니메이트》(2005,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Lead in Korea II》(2009, With Space Gallery, 베이징, 중국), 《퍼맨티드 소울》(2015, 워터폴맨션, 뉴욕, 미국), 《DMZ 아트 & 피스 플랫폼》(2021,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유니마루, 파주, 한국)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수상 (선정)

2008년 소버린 아시아 미술상 (소버린 예술재단, 중국)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금호미술관(서울, 한국), 윌록 프로퍼티(홍콩) 등이 있다.

주제와 개념

이동기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중문화와 예술의 관계를 탐구한다. 만화, 드라마, 광고, 인터넷, 서브컬처 같은 대중문화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이미지와 고전미술작품, 모더니즘 회화, 추상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출처에서 시각적, 철학적 요소들을 차용한다. 그리고 가져온 이미지를 해체, 변형, 혼합, 중첩, 재구성하여 회화를 완성한다.

이동기는 흔히 한국 팝아트의 1세대, 아토마우스의 작가로 불린다. 틀린 평은 아니지만, 이 호칭이 그가 작품에 담아내는 다양한 문제의식을 포괄하지는 못한다. 1960년대의 앤디 워홀이 그러했듯, 그는 작업 초기인 1990년대부터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 도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만화 캐릭터를 순수 예술 작품 전면에 도입한 최초의 한국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그래픽적 요소와 만화 캐릭터로 인해 그를 단순히 ‘일러스트레이터’나 ‘만화가’로 분류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에 맞서 그는 한국 현대미술에 결핍되었던 ‘팝’을 고민하고, 앤디 워홀, 프랑크 스텔라,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같은 순수 예술 작가들의 작업 언어를 참조해 창작함으로써 자기만의 종합을 완성해나간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오로지 ‘내 자신의 작업’”이라고 말하는 이동기의 작업은 이제 한국 현대미술을 설명하는 주요한 이미지과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 십여 년간 지속하고 있는 절충주의 작업, 그리고 2016년 전시 《심연》(Abyss, 갤러리2, 서울, 한국)에 보여준 고착화에 대한 경계, 2018년 전시 《Words》(갤러리2, 서울, 한국)에서 선보인 새로운 작품들을 보건대 그는 어떤 명칭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렇게 자기만의 ‘보기’와 ‘그리기’로 나아가고 있다.

형식과 내용

“‘창조’하지 않으려고요. 저는 제 작품들이 전적으로 새로운 게 아니고,
과거의 이미지들을 전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이미지들에는 물론 미술작품들도 포함되겠죠.”


이동기가 창조한 캐릭터 ‘아토마우스’와 관련 연작 ‘버블’, ‘스모킹’은 그의 방법론을 잘 보여준다. 작가의 방대한 작품 세계에서 아토마우스는 자기가 존재하는 공간, 표정, 포즈, 복장 등의 무한한 변형과 자기복제를 지속한다.

이로써 작가는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나아가 이미지·정보·언어 과잉의 시대적 현실과 ‘긴장’과 ‘균형’, ‘실제’와 ‘허구’의 충돌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담아낸다.

이동기는 만화적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작품 외에 만화의 한 페이지를 잘라내고 확대에 캔버스에 그리는 ‘코믹스(Comics)(1988~ ), 해외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의 장면을 캡처해 그린 ‘소프 오페라’, 표현주의적인 요소가 담긴 올오버 ‘추상화(Abstract painting)’(2018~ ), 다양한 이중성을 암시하는 단어와 이미지, 그리고 추상적 패턴을 뒤섞은 ‘절충주의(Eclecticism).’ 등 다양한 갈래의 연작을 전개하고 있다. 2010년부터 그가 집중해온 절충주의 회화는 그의 회화의 핵심이 되는 혼종과 혼용, 그리고 충돌과 레이어링을 전면에 다룬다.

다수가 쉽게 소비하는 대중문화와 그 안에서 독자적 특질을 나타내는 서브컬처가 결합되어 더욱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이 연작은 합리적이지 않은 의미 체계를 암시하며, 오늘의 문화현상과 현대사회의 단면을 드러낸다. 최근에는 문학, 미술, 음악, 작가의 메모 그리고 인터넷과 인쇄물에 추출한 단어들을 재배하는 작품 ‘words’를 선보이며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동기가 작업을 시작한 1990년대 한국은 문화변동의 시기였다. 민중미술이 퇴조하고,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에 불이 붙었다. 뉴미디어아트에 대한 관심도 일기 시작했다.

이런 시류 속에서 데뷔하여 ‘팝’을 고민하는 이동기의 작업이 주목을 받기는 하였으나, 아직은 한국 예술계에서 낯선 것으로 받아들였다. 국내의 이런 거부감에 반해, 무라카미 다카시를 위시한 일본의 팝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 팝아트, 그리고 한국의 팝아티스트들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되면서 팝아트를 삶과 일상 속에 존재하는 시각 문화의 자기(비평적) 고백으로서 이해하는 시각이 자리 잡았고, 현대미술문화와 미술 시장이 확대되면서 팝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창작뿐만 아니라 기업과의 협업, 출판,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장으로 뻗어 나갔다. 이동기는 이러한 한국 미술계 흐름의 중심에서 있었던 작가다. 이동기와 홍경택, 김동유의 작품이 해외 옥션에 활발히 거래되었고, 한국에서 팝아트 붐이 본격적으로 일었다.

팝이 당초 이전 미술사조가 가지지 못한 대중과의 친화력으로 외연을 확장하듯, 이동기는 대중문화 또는 순수미술 어느 한 영역이 다 가지지 못하는 특유의 친화력과 매력을 가진 작업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1991년 오스트리아 비인에서 열린 전시 《Sonnenschein》(칼-스트로블 갤러리)에 참여한 이래 동아시아, 미주, 유럽에서 전시와 아트 페어를 통해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더해가고 있다. 한편 BTS 멤버 제이홉의 싱글앨범 커버아트를 제작(2021)하고, 대기업과 협업하여 아트상품을 내놓는 등 대중과의 거리도 더욱 좁혀가고 있다.

이런 그의 작품 세계와 행보는 더는 ‘팝’ 안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한국회화에 작품 내외적으로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2024년 5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
A Team

2023년 6월 16일부터 2024년 5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가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많은 변화가 일었던 199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적 면모를 드러내는 신소장품을 소개한다.

Poster image of MMCA Collection Exhibition, “Back to the Future: An Exploration of Contemporaneity in Korean Contemporary Art,” MMCA Seoul. (June 16, 2023 - May 26, 2024). Courtesy of the museum.

2023년 6월 16일부터 2024년 5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가 서울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개최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의 제목은 1985년작 헐리우드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에서 빌려 왔다. 주인공이 1985년을 기점으로 30년 전후로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의 이야기처럼, 전시는 1990년대를 중심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소장작품들을 살펴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7년 한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맥락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이 시기, 특히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작가들이 확립한 예술적 정체성을 탐구하고, 소장품 전시를 통해 최근까지 이어져 온 그들의 예술 세계를 살핀다.

Choi Jeonghwa, ‘Flowers of Tomorrow,’ 2015, Fiber, FRP, rubber, iron powder mixture and fluorescent pigment. MMCA collection.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전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990년대 시대 전환기를 예술적 토양으로 삼아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적 양상을 드러낸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수집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되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는 국제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공산권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확립되었다. 경제 영역에서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부상하면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졌다.

인터넷의 등장은 이러한 발전을 더욱 가속화했다. 이 시기에 정보 통신 기기의 등장과 대중화는 전 세계 사람들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한국은 이 시기에 1988년 올림픽을 거치며 세계화에 발을 디뎠다. 또한 독재 시대의 종식을 맞이하며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났으며, 1996년 OECD에 가입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1990년대 중반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이 10,000 달러에 도달하면서 한국은 본격적인 소비 사회에 돌입했으며, 식생활, 의생활 그리고 주생활 영역에서 소비 경향이 양적 소비에서 질적 소비로 전환되었다. 이 시기부터 한국의 대중은 개성화, 차별화와 다양화를 추구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술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급변하는 정치·사회·경제적 상황만큼이나 영화, 음악, 만화 등 대중문화 예술은 당시 새로운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 당시에 활동하던 작가들은 기존 관습에서 벗어난, 이전 논리로는 해석되지 않는 현상과 상황이 거리낌 없이 펼쳐졌다.

“백 투 더 퓨처: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전에서는 서울관이 전개해 온 프로그램의 성격을 드러내면서 미술사적 맥락에서 의미 있는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또한 해당 전시는 서울관의 전시 정책과 방향을 드러내는 작품을 선보이는 소장품전으로 기능한다.


Bahc Yiso, ‘Entrance of History,’ 1987, Acrylic on canvas, 181.4×187cm. MMCA collection.

전시는 ‘시대 변환과 미술 지형 변동’, ‘불일치의 활성화’, ‘이질성과 그 비평적 시공간’ 그리고 ‘미래 간섭 혹은 미래 개입’ 등 총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시대 변환과 미술 지형 변동’에서는 공성훈, 김범, 박이소, 이동기, 이용백, 최정화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일어났던 전 세계적 상황과 당 한국의 사회 환경을 반영한다.

‘불일치의 활성화’ 섹션은 김세진, 박화영, 유비호, 함양아 등의 초기 미디어 작업을 주로 소개한다. 여기서는 ‘동시대성’을 기존의 헤게모니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고 비선형적 이야기 구조, 분절적 화면 전개, 시간적 굴절, 시청각적 감각의 뒤틀림과 같은 미디어 작품의 어법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기를 살펴본다.

‘이질성과 그 비평적 시공간’에서는 구동희, 김두진, 김상돈, 노재운, 금혜원, 노충현, 정재호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990년대 이전은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고도성장의 수혜와 폐해가 교차 충돌하던 시기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간들이 혼재되어 혼란하고 새로운 역동이 일어나는 기운데 성장하며 창작 역량을 구축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Rho Jaeoon, ‘God4Saken,’ 2009, Web based art, color, sound. MMCA collection

‘미래 간섭 혹은 미래 개입’은 김아영, 남화연, 안정주 등의 2010년대 전후 미디어 작업을 살피며 한국 동시대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들여다본다. 1990년대 형성된 국내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이 미디어 작업을 통해 어떻게 전개되고 확장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서울관의 제1전시실에서 약 1년간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는 대표 미술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수집한 주요 소장품을 통해 한국 현대 미술의 동시대성 형성과 의미를 추적하고, 이를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폭넓게 선보이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rticles

Editor’s Pi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