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희 작가의 다채로운 회화 작품… 평면성을 향한 여정 - K-ARTNOW
임선희 (b.1975) 대한민국, 서울

임선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1999)하고 동대학원 회화/판화 석사학위를 취득(2002)했다. 2014년 동대학원 서양화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에서 작업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브레인팩토리(서울,한국), 나화랑 (서울, 한국), 창동미술스튜디오(서울, 한국), 갤러리 조선(서울, 한국), 인천아트플랫폼(인천, 한국), 유아트스페이스(서울, 한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룹전 (요약)

금호미술관(서울, 한국), 동숭아트센터(한국, 서울), 인사아트센터(서울, 한국), 인천 아트플랫폼(인천, 한국), 아르코 미술관(서울, 한국), 토탈 미술관(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박수근 미술관(강원, 한국), 전북 도립미술관(전북, 한국), 일민 미술관(서울, 한국), 예술의 전당(서울, 한국), 소마 미술관(서울, 한국) 갤러리 플래닛(서울, 한국)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수상 (선정)

작가는 2000년 New York Center for Media Arts 에서 진행한 Education Program에서 뉴욕 특선을 수상하고 2008년 송은미술 대상전 선정작가에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서울, 한국), 인천문화재단(인천, 한국), 한국영상원 등이 있다.

주제와 개념

임선희는 2003년 개인전 《Hello, I’m Sunhee》에서 선보인 영화나 뉴스, 게임, 드라마 등의 대중 문화적 도상들 속에 개입하는 일련의 자기복제(self-cloned)적 자화상을 만든 미디어 작품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어지는 개인전 《Wonder_self》(2004, 나화랑, 서울), 《Wonder_people》(2006, 창동 미술스튜디오, 서울), 《숨은그림찾기》(2007, 갤러리 온, 서울)에서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은 동시대 미디어를 문화적 삶의 은유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자아와 우리를 코드화시키는 것을 찾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했다.

이후 개인전 《장밋빛 인생》(2012, 스페이스 빔, 인천 / 2013, 갤러리 조선, 서울)에서 작가는 미디어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이 시대의 여성상, 코드화된 여성이라는 젠더에 주목하였다. 미디어가 우리에게 주입하는 이미지를 비디오와 회화로 재구성하여 시대와 사회를 풍자하였다.

임선희는 2015년 ‘회화의 평면성’에 관해 탐구한 회화를 전시한 개인전 《The Flat》(인천아트플랫폼, 인천)으로 주제와 매체 양자 모두에서 작품 세계의 일대 변화를 보여준다. 이제부터 작가는 소재, 즉 작품 속의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외양에 관한 단순 재현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시작된 회화, 즉 세잔 이후에 제기된 평면성의 문제를 다룬다.

여기서 표현의 주된 요소는 ‘색채’와 ‘붓질’이다. 임선희의 작품에서 색채는 단계적 변화를 통해 조형성과 공간을 구축하며, 이로써 화면의 깊이감과 무게감, 통일감에 기여한다. 색채, 선, 형태, 화면의 구성 등 시각적 조형 요소를 부각함으로써 회화적인 구조를 이룩한다. 이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작가의 주체적 시선을 강조한다.

작가는 최근에는 전통적인 원근법이나 투시법적 화면을 벗어나 색채로 평면을 구성하는 작품에 집중한다. 이로써 작가가 회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고민해온 문제, 즉 자기 작품을 아울러 동시대 한국회화에서 미디엄과 평면성의 현대적 가능성과 조형의 본질을 풀어내고 있다.

형식과 내용

2015년 이후 임선희는 평면성과 조형 요소의 본질에 관한 탐구라는 핵심 목표 아래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일점 투시법에 따른 공간이나 원근을 없애고 ‘색채’, ‘형태’, 그리고 ‘붓질’을 통한 표현에 집중한다. 이는 세잔의 시지각적 화면이나 색채를 통하여 회화의 평면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마티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기법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어떻게 ‘전용’하고 이를 ‘매체화’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작가의 시선에서 회화의 본질에 개념적으로 접근한 게르하르트 리히터, 그리고 사진과 회화 작업으로 ‘시점’ 혹은 ‘원근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용한 데이비드 호크니가 탐구했던 오브제 혹은 매체로서의 회화에 관한 고민이 엿보인다.

지형도와 지속성

임선희는 1980년대 전개되어 온 회화의 평면성과 순수성의 문제를 한국 현대회화의 상황에서 되돌아보며, ‘회화에 대한 회화’ 그리고 ‘미디어로서의 회화’를 고민해왔다.

19세기 이전의 미술의 방법론을 답습하거나 동시대 회화에서 유행하는 소재나 화풍을 타성적으로 모방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임선희의 서구 회화의 미술사적 성취에 대한 작가의 메타 비평적 시선이 돋보인다.

임선희의 이러한 주체적 시선과 시도는 색채와 붓질을 이용해 구축한 화법에서 한 걸음 나아간다. 2019년 개인전 《The Medium: Layered, Lined》에서 보이는 공간 활용, 레이어를 통한 면의 분할, 색채와의 관계 속에서 조형 요소로 작동하는 선 등은 회화 자체에 대한 매체적 접근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진일보한 탐구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

서구 회화사의 주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 동시대 회화에서 자기의 문제의식과 회화적 방법론의 의미와 위치를 질문하는 작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임선희 작가의 다채로운 회화 작품… 평면성을 향한 여정
A Team
Lim Sunhee, 'Lined Blue Ring Angelfish II,' 2019, Oil on canvas, 112 x 162 cm.

임선희(b. 1975)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 작품의 형태를 띠고 있다. ‘Lined Blue Ring Anglefish II’(2019)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로 가득 찬 수족관을 연상시키며, ‘Magritte_The Discovery of Fire’(2022)는 해가 떨어지는 대지 위해 둥둥 떠 있는 금관악기가 불에 타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무언가를 재현한 것 같지만 임선희 작가의 작품에서는 어떤 대상의 묘사가 중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대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붓질, 색채, 형태, 구도와 같은 조형적 요소들이 더욱 중요한 관람 포인트이다. 즉, 이러한 조형 요소들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변화를 가져오며 나아가 통일감을 갖추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Lim Sunhee, 'Magritte_The Discovery of Fire,' 2022, Oil on canvas, 91 x 61.5 cm.

작가는 그림 속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보다는 회화의 본질을 고민하며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이 고민을 평면성을 통해 풀어 나간다. 임선희의 작품은 모더니즘의 고민을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평면성은 모더니즘 회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과거 전통적인 회화는 캔버스 위에 3차원적 공간을 재현하는 착시(illusion)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모더니즘 도래 이후 회화는 회화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특성, 즉 ‘평면성’을 강조하기 위해 회화 매체의 고유한 특성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임선희 작가는 평면성을 전유(appropriation)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즉, 그는 서양 회화에 사용되는 기법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지만 임선희 작가의 작품은 엄연히 작가의 관점과 해석이 담긴 ‘회화에 대한 회화’다.


Lim Sunhee, 'Lined Pink Cake and Blue Guitar,' 2019, Oil on canvas, 112 x 162 cm.

다르게 말하자면 임선희 작가는 순수한 회화적 요소를 부각하기 위해 작품 안에 들어 있는 대상들을 묘사하고 재현하는 방법을 빌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시각적 존재들의 원근을 없애고 ‘색채’, ‘형태’, 그리고 ‘붓질’을 통한 표현에 집중했다.

임선희 작가의 작품은 평면성을 강조하지만, 그 안에 공간을 구축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이는 깊이가 있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평면과 평면이 서로 겹치는 레이어 사이의 공간이다. 작가는 이 공간을 윤곽선이나 그림자로 표현하지 않고 단계적인 색채의 변화를 통해, 그리고 선보다는 색을 활용하여 형태를 만든다. 따라서 그의 그림 속에 나타나는 대상들은 여러 겹의 색채로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그 형태와 색은 서로 구애되지 않은 채 자연스럽고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임선희 작가는 원근법이나 투시법을 활용한 전통적 회화에서 벗어나 평면성을 강조함으로써 동시대적 회화의 가능성을 풀어내 복합적인 미학적 개념을 전달하고 있다.

Artist Lim Sunhee. Courtesy of the artist.

임선희 작가는 회화로 이화여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9년 유아트스페이스(서울), 2015년 인천아트플랫폼(인천), 2013년 갤러리조선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서울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 아르코 미술관, 송은, 일민미술관 등 단체전에도 다수 참여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인천문화재단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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