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는 육식동물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큰 크기인 사자 시리즈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Lion 8, 2009, Used tire, Stainless steel, 500(l) x 170(w) x 215(h) cm, 197(l) x 67(w) x 85(h) in.
Real Lion : Maximum 250 cm

일반적인 사자들은 평균 200cm 의 크기로 최대 250cm 정도까지도 자라지만 지용호의 뮤테이션 사자들은 최대 5m 로 실제 사자의 2배에 달하는 크기를 갖고 있다.

Lion 9, 2016, Used tire, Stainless steel, 450(l) x 170(w) x 210(h) cm, 177(l) x 67(w) x 83(h) in.

사자 시리즈는 총 10 작품이 있는데 그 중에서 < 사자 9 > 를 살펴보면 < 사자 7 > 과 < 사자 8 >에서 공격적으로 변형시켰던 신체 부위들을 바탕으로 한번 더 진화시켰다. 더 굵어진 허벅지와 몸통, 고개를 들고 포효하는 모습을 통해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사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크게 벌린 입과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는 분노를 표출하는 본능과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Lion 9 Detail view

숫사자의 갈기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목과 등을 보호해주는데 < 사자 9 >에서는 휘날리는 갈기들을 더 두껍고 뾰족하게 표현하면서 이제는 털 보다 피부의 일부로 보인다.

Lion 1, 2007, Used tire, Steel, Styrofoam, Wood, 128(l) x 50(w) x 62(h) cm, 50(l) x 19(w) x 24(h) in.

작가는 숫사자 말고 암사자도 제작했는데 사실, 사자 시리즈의 첫 시작은 다소곳이 앉아있는 < 사자 1 > 암사자였다.

Lion 6, 2011, Used tire, Steel, Wood, Polyurethane form, 163(l) x 35(w) x 75(h) cm, 64(l) x 13(w) x 29(h) in.
Female Lion

숫사자들을 실제보다 몇배 이상 크게 제작한 것에 비해 암사자의 크기는 실제보다 작은데 < 사자 6 >은 숫사자의 1/3 정도 크기로 제작했다. 쫑긋 솟아난게 포인트인 암사자의 귀를 숨기고 등에 돋아나 있는 가시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Lion 3, 2008, Used tire, Stainless steel, 360(l) x 120(w) x 120(h) cm, 141(l) x 47(w) x 47(h) in.
Lion 4, 2008, Used tire, Stainless steel, 415(l) x 105(w) x 157(h) cm, 163(l) x 41(w) x 62(h) in.

위에서 보인 공격적인 형태의 사자들과는 반대로 작품 제작 초창기에는 방어적이고 약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작품들을 제작했다. 바로 < 사자 3 > 과 < 사자 4 > 인데 적으로부터 위협을 받아 잔뜩 웅크린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조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한껏 내려간 등허리와 낮게 낮춘 자세, 아래로 내려간 꼬리로 표현했다.

Lion 2 installation view
Lion 2, 2008, Used tire, Stainless steel,, 390(l) x 122(w) x 190(h) cm, 156(l) x 50(w) x 71(h) in.
Lion 9 installation view

이런 특징을 가진 지용호의 사자들은 해외와 국내의 야외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커다란 크기와 사자라는 컨셉에 맞게 초원에 전시되기도 하고 광장에도 전시되었는데 사진을 찍고 만지기도 하며 작품을 즐기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재규어 시리즈와 함께 작가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는 상어 시리즈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