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ematic Medium’의 의미
 
‘Schematic Medium’은 하나의 원리에 기반하여 다양한 시리즈로 전개하거나 유기적인 상호관계 속에서 제작되는 김희조작가의 모든 작품들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스키매틱Schematic’은 ‘스키마Schema’의 형용사로서 ‘도표’ 혹은 ‘도식’을 뜻하지만, 인지심리학에서는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인지적 틀’이나 ‘사고의 구조’를 말한다.
 
‘미디엄Medium’은 일반적으로 ‘수단’이나 ‘도구’, ‘재료’ 등을 뜻하지만, 동시대 미술에서는 회화, 조각, 오브제 등과 같은 미술의 표현 양식 전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따라서 김희조의 ‘스키매틱 미디엄Schematic Medium’은 회화, 드로잉, 조각, 오브제, 설치미술과 같은 각각의 작품들을 독립적이고 단편적인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관계성을 가지고 하나의 시리즈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전략이자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Schematic Medium’의 작동원리
 
‘Schematic Medium’은 개념의 구조화, 통일된 형식과 기법, 그리고 반복과 변주를 통해 이루어진다.

개념의 구조화
작품의 주제가 명확할 경우 작가는 그 내용을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구조적인 모습으로 파악하여 일관성있게 표현하므로써 작품의 메시지를 단편적이나 부분적인 왜곡없이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된다.

통일된 형식과 기법
통일된 형식과 기법으로 작품을 제작하면 일관된 주제와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어 관람자가 작품의 메시지를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을 확립해 정체성을 강화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며, 전체적인 미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피에 몬드리안(Piet Mondrian) 은 수평선과 수직선, 그리고 삼원색을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므로써 세상의 모든 대상은 수직과 수평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그의 신지학적 사상을 조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솔 르윗(Sol LeWitt)은 점, 선, 면, 형에 수학적 규칙과 도식적 개념을 적용하여 유기적이며 통일적인 형식으로 작품을 제작하므로써 작가의 조형원리와 방법론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복과 변주
인간의 사고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하나의 형식만으로는 제대로 된 표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반복과 변주를 통하여 조형을 확장시킴으로써 더욱 효과적으로 작품의 내용과 의도를 드러낼 수 있다. 또한 관객들은 작품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그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준다.
 
Schematic Medium 의 분류
 
Schematic Painting
〈One Hour〉 Series 와 〈Colored Lined Painting〉 Series는 Schema의 개념을 회화에 적용시켜 제작한 작품이다.
 
〈One Hour〉 Series는 작가에게 영향을 준 인물들을 한시간안에 빠른 브러쉬 스트로크와 특성을 파악하여 대상의 특징을 표현해 낸 작품이다. 인간은 대상을 파악할 때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이 아니라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인상에 의하여 인식하는데 이러한 인간 내면의 본질을 표현한 작품이다.
 
〈Colored Lined Painting〉은 아름다움을 위하여 선과 원을 그리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과 색채를 통하여 작가의 내면을 실천적 수행성으로 드러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Schematic Drawing
〈Semi-Circle & No.9〉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상징하는 ‘반원’과 ‘아홉’이라는 숫자를 반복하여 행하므로써 자신과 인간의 본질을 실천적 행위를 통하여 드러낸 결과물이다.
 
Schematic Object
〈Circle Geometry〉 Series 는 작가가 그 동안 평면적으로 해왔던 조형요소들을 삼차원의 오브제를 이용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평면에서 작동했던 기본 조형을 삼차원 적으로 적용할때 그 조형의 변화와 새로운 형식을 보여준다.
 
Schematic installation
〈Platform1〉 과 〈Platform2〉는 그 동안 Schematic Medium의 개념 탐구를 위하여 행해왔던 회화와 오브제 등을 하나의 설치미술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 조각, 오브제 등의 모든 경향을 작가만의 방법론으로 전환하는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성격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결론
Schematic Medium은 김희조의 독창적인 작품 제작 방식을 통해 다양한 예술적 표현 양식을 새로운 조형 개념으로 통합하여 유기적인 시리즈 형식으로 완성하는 개념이다. 이는 동시대 미술의 경계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예술 작품이 단순한 시각적 표현대상를 넘어 끊임없이 진화하는 예술적 실체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김종호는 홍익대 예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에서 예술기획을 전공하였다. 1996-2006년까지 갤러리서미 큐레이터, 카이스갤러리 기획실장, 아트센터나비 학예연구팀장, 갤러리현대 디렉터, 가나뉴욕 큐레이터로 일하였고, 2008-2017까지 두산갤러리 서울 & 뉴욕, 두산레지던시 뉴욕의 총괄 디렉터로서 뉴욕에서 일하며 한국 동시대 작가들을 현지에 소개하였다. 2017년 귀국 후 아트 컨설턴트로서 미술교육과 컬렉션 컨설팅 및 각 종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으며 2021년 에이프로젝트 컴퍼니 설립 후 한국 동시대 미술의 세계진출을 위한 플랫폼 K-ARTNOW.COM과 K-ARTIST.COM 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