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작가 ©이불. 사진: 윤형문.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이불이 한국 작가 최초로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의 전속 작가로 합류하게 되었다.

이불은 이번 계약으로 타데우스 로팍과 리만머핀과의 오랜 전속 관계를 정리하고, 2022년부터 소속 작가 계약을 맺어온 BB&M과 공동 전속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스위스 취리히를 기반으로 뉴욕, 런던, 파리, 홍콩 등을 포함한 전 세계 18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하우저앤워스와 전속 계약을 맺음으로써 작가의 글로벌 활동 기반의 외연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불, 〈Perdu CCIX〉, 2025 ©이불. 사진: 전병철.

하우저앤워스는 지난 28일에 열린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에서 이불의 조각 작품〈Untitled (Anagram Leather #11 T.O.T.)〉(2003/2018)과 신작 회화 작품 〈Perdu CCIX〉(2025)를 선보이며 협업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내년에는 뉴욕 지점에서 이불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학제와 장르를 넘나드는 도발적인 작품으로 명성을 쌓은 이불은 40여 년이 지난 현재,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선구적 인물이 되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그는 초기 도상파괴적 퍼포먼스 형식을 지나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예술과 건축의 역사적 아방가르드 그리고 세계를 재창조하려는 진보주의적 시도에 내포된 인류의 열망에 관한 지속적인 탐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작가는 이를 통해 예술적 개념의 경계를 허무는 공감각적 설치, 조각, 회화 등으로 끊임없이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불, 〈The Secret Sharer III〉, 2024,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Long Tail Halo》 전시 전경(뉴욕 메트로폴리판 미술관, 2024-2025) ©이불. 사진: Tony Cenicola/뉴욕타임즈

하우저앤워스 마크 파요(Marc Payot) 대표는 “이불은 자타공인, 당대 가장 뛰어난 한국 작가”라며 “개념적 엄격함과 물질성에 대한 미묘한 접근 방식이 깊고 심오한 휴머니즘으로써 결합되어 작품이 탄생하고,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매번 새롭고 흥미로운 길이 열린다”고 소개했다.
 
이불은 지난해 9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면에 한국 작가 최초로 조각 작품(‘Long Tail Halo’ 연작)을 설치하며 그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9월에는 리움미술관 홍콩 M+의 공동 기획으로 작가의 대규모 서베이 전시가 리움에서 개막해 2026년 3월 M+로 이어지고, 이후 주요 해외 기관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References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