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이 2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홍콩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글로벌 미술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 갤러리들은 이번 행사에서 전례 없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5 아트 바젤 홍콩 캠페인. (왼쪽부터): 먀오잉(Miao Ying), 《극화된 균열에서의 테크노맨시》(Technomancy at Polarized Rift) (부분), 2023년. 제공: 나흐스트 슈테판 로즈마리 슈바르츠벨더 갤러리(Galerie nächst St. Stephan Rosemarie Schwarzwälder) 및 키앙 말링(​​Kiang Malingue);
김수자, 《도시 속 이동 – 2727km 보따리 트럭》 (스틸 이미지), 1997년. 제공: 아젤 베르보르트 갤러리(Axel Vervoordt Gallery);
루이스 찬(Luis Chan), 《무제(회의)》(Untitled (The Conference)) (부분), 1983년. 제공: 한아트 TZ 갤러리(Hanart TZ Gallery) 및 루이스 트러스트(Luis Trust) / 아트 바젤 홍콩 홈페이지.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는 총 240개 갤러리가 참가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출발한 갤러리다. 한국에서는 한국에 기반을 두거나 지점을 둔 갤러리를 포함해 총 20곳이 참여했다.

특히 메인 전시 섹션인 ‘갤러리즈(Galleries)’ 섹션에는 아라리오 갤러리, 갤러리 바톤, 학고재,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PKM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9개 주요 갤러리가 이름을 올리며 주력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2~3년 전 미술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린 작가 옥승철(37)이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처음 출품되어 그 성과가 주목된다. /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이외에도 한국 갤러리들은 다양한 특별 섹션에도 활발히 진출했다.

‘인사이츠(Insights)’ 섹션에서는 제이슨함 갤러리가 김정욱 작가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독창적 작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신진 작가의 개인전을 중심으로 한 디스커버리즈(Discoveries)’ 섹션에서는 P21이 신민 작가, 휘슬 갤러리가 이해민선 작가를 소개한다.


김정욱, <무제>, 2009, 종이에 수묵채색, 면에 부착, 162 × 130 cm / © 김정욱

특히 신민 작가는 디스커버리즈 섹션 대상인 ‘MGM 디스커버리즈 아트 프라이즈’의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아트 바젤 편집팀이 선정한 ‘놓쳐서는 안 될 8개 작품’ 중 하나로도 주목받았다.


아트바젤홍콩 2025에 참가하는 신민의 <유주얼 서스펙트> 전경, 2025, 사진 손미현 / P21 제공

대형 설치작품을 소개하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섹션에서도 한국 갤러리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갤러리바톤은 영국 작가 리암 길릭의 작업을, 휘슬갤러리허지예 작가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갤러리는 부스 내에서 김윤신 작가의 회화, 판화, 조각 15점을 전시하는 '캐비닛(Kabinett)' 섹션에 참가해 한국 작가의 깊이 있는 개인전을 구성했다.

이번 아트 바젤 기간 동안, 홍콩은 미술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크리스티 홍콩은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4년작 를 최대 235억 원 규모로 경매에 올릴 예정이며, 한국 작가 최영욱, 장마리아의 아티스트 토크도 개최돼 주목을 받았다. 한편, M+ 미술관에서는 피카소와 아시아 현대작가들을 아우르는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양혜규 작가도 참여했다.


장미셸 바스키아, <토요일 밤(Sabado por la Noche)>, 1984 / 크리스티 제공

한때 팬데믹으로 축소됐던 아트 바젤 홍콩은 지난해부터 정상 궤도로 복귀해 올해도 그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뷰는 27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관람은 28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한국 갤러리들의 이번 아트바젤 홍콩 참여는 단순한 미술시장 확장을 넘어, 세계 미술계에 한국 동시대 미술의 위상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