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마리서치문화재단은 제3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에시자, 오시자》를 4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첫번째 페스티벌은 삶의 터전이자 감각으로서의 강릉을 기존과는 다른 시선으로 탐색하며, 지정학적 위치를 경험과 기억의 축으로 확장한 새로운 지도를 그려내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두 번째 페스티벌에서는 1913년 강릉김씨 부인의 여정을 기록한
오래된 기행문6 「서유록」을 따라, 신체의 이동이 불러온
물리적·정신적 영향을 조명하며 이동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탐구했다. 이번
제3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관령을 핵심 요소로 삼아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올해는 대관령을 넘나드는 인간 이외의 다양한 존재들에 주목한다. 바람과
구름, 옛이야기와 기억에 새겨진 풍경들, 산새와 들짐승, 이끼와 야생화, 보이지 않는 미생물, 스치는 눈발과 바람결에 실려오는 먼지, 대지를 어루만지는 그림자와
별빛, 그리고 그곳에서 탄생한 신화와 전설, 설화 등을 걸음의
주체로 전환하며, 축적과 시간을 달리해 대관령을 둘러싼 새로운 관점을 탐구하고자 한다.

대관령의 지표면 가까이에서 마주치는 세밀한 풍경부터 령을 넘으며 펼쳐지는 광활한 전경까지, 그 사이에서 탄생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이 존재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그리고 현재는 어떻게 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지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빠른 속도가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때로 산불 같은 재난을 초래한다. 그러나 이곳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은 단오제라는 축제를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삶의 지속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자연이 인간의 예측과 통제를 넘어서는
거대한 존재이고 우리는 자연과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올해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대관령의 깊은 주름을 넘어 또 다른 소통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제안하고자 한다. 강릉역, 옥천동 웨어하우스, 강릉대도호부
관아, 옛 함외과의원, 창포다리, 일곱칸짜리 여관, 작은공연장 단,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진행되는 전시와 더불어, 퍼포먼스 및 워크숍 프로그램들도 준비되어
있다. 자세한 정보는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홈페이지(http://giartfestival.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참여작가: 김재현, 서다솜, 안민옥, 윤석남, 이양희, 이해민선, 정연두, 키와림, 호추니엔(Ho Tzu
Nyen), 홍이현숙, 흐라이르 사르키시안(Hrair
Sarkissian)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