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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갤러리는 이진형, 임재형 작가의 2인전
《무형이 경계》를 2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인 ‘무형의
경계’는 익숙한 형상, 질감, 색감들이 점차 모호해지고, 그 본래의 맥락이나 의미가 흐려지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존재하게 되는 지점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러한 경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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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b.1982)의
작품은 시각적 이미지의 본질적인 요소를 재구성하며,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하는 형상과 의미의 경계를 넘어선다. 그는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응시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를 흐리게 만들고, 오직 형태와 질감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디지털 편집 기법에서
착안한 왜곡, 클로즈업, 크롭 등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재편집하고
왜곡함으로써, 관객은 본래의 맥락을 넘어서 형상과 그 본질적인 물성에 집중하게 된다.
임재형(b.1988)은
자연의 변화와 기억, 존재와 부재의 개념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그의
작품은 고정된 형상이 아닌, 흐름과 변화를 중심으로 한 감각적 경험을 탐구하며, 관객이 그 속에서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도록 이끈다. 임재형의
회화는 형상화할 수 없는 대상들—물, 바다, 연기,그늘-을 주요 모티프로
삼으며, 이들 비정형적이고 유동적인 대상을 통해 변화하는 순간과 감정의 흐름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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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 속에서 형상과 의미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탐구한다. 이진형과 임재형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회화의 물성, 질감, 그리고 변화를 통해 형상과 의미의 경계를 넘어서는 시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