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Act of Collaboration” ⓒIncheon Art Platform

인천아트플랫폼은 개관 15주년을 맞아 국내 주요 레지던시 기관으로서 그 성과와 역할을 돌아보기 위해 기획전시 “협업의 기술”을 2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순기능인 ‘협업’에 주목하여,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입주 예술가 중 2인 이상이 한 팀을 이루어 활동하거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창작 활동과 그 과정에 집중한다.

“협업의 기술”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협업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한다. 전시는 세 가지의 협력 방식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 아티스트 듀오와 콜렉티브와 같이 그룹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은 협업의 과정을 필수적인 창작 요소로 삼는다. 그 다음으로는 작가 개인이 다루기 힘든 복합적인 주제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 분야 전문가와 협업하여 예술의 지평을 넓혀가는 방식을 살펴본다.

Installation view of “The Act of Collaboration” ⓒIncheon Art Platform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해에 입주한 예술가를 소환하여, 각기 다른 협력 구조를 실험한다. 그중 사적 관계에서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협업 관계는 익숙한 창작 방식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접근하여, 익숙한 듯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이와 대조적으로 교류가 전혀 없던 두 작가에게 협업을 제안하여 새로운 협력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전시와 동시에 재개관하는 ‘IAP 아카이브(D)’에서는 인천아트플랫폼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500여 명이 넘는 예술가와의 협업을 드러낸다. 창작공간이 갖는 역할과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해 제작된 예술가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인천아트플랫폼의 15년이라는 시간을 가시화할 수 있도록 했다.

Installation view of “The Act of Collaboration” ⓒIncheon Art Platform

이번 전시는 이러한 협업의 구조와 관계를 드러내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한 전시 공간을 제안한다. 각기 다른 작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중첩되는 연출을 통해 전시의 의도를 극대화한다. 전시장과 스튜디오, 아카이브에 걸쳐 전시를 구성하여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고자 했다.

전시라는 매체는 필연적으로 협업의 과정을 수반한다. 작품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보는 이의 관점과 해석을 필요로 한다. 전시는 일종의 대화이며, 작가와 작품과의 또 다른 협업 과정을 촉발한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마지막 협업자가 되어 각기 다른 공간 안에서 작품과 조응하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해 본다.

참여 작가: 구자명×임선구, 그레이코드, 지인, 김정모×황문정, 문소현×COR3A(코리아), 방앤리, 자-아 Z-A, 차승언×황규민, 손주희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