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외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지난 12월 31일, 북미 주요 20개 미술관에 소장한 한국 현대미술 작품이 약 1,120점이며 미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소수의 작가들 작품에 한정되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외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작품 소장 현황 및 확대 방안 연구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북미 미술관 20곳이 235명의 한국 작가들의 작품 1,118점을 소장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미술관들이 한국 작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이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0년대 366점, 2010년대 401점을 소장했으며, 이 중에서 사진이 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회화 23%, 판화 15%, 조각과 미디어아트 각 8%로 집계됐다.

백남준,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 1995, 스미스소니언 미국 미술관 소장품 ©Nam June Paik Estate

가장 많은 작품이 소장된 한국 작가로는 백남준이 14.6%(164점)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양혜규 4%(45점), 김기찬 3.6%(41점)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미술관 중 한국 미술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곳은 휴스턴미술관으로 양혜규의 작품 27점, 김홍석의 작품 11점 등을 포함해 총 153점을 소장하고 있었다.

전체 소장품이 20만점에 달하는 MoMA는 백남준 39점, 김범 13점, 양혜규·서수경 각 6점, 이우환 4점 등 총 107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스미스소니언 허시혼 미술관은 한국미술 소장품 34점 중 14점이 니키 리의 사진 작품이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건물 정면에 설치된 이불 작가의 〈Long Tail Halo〉(202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미술관들 또한 한국 미술관처럼 예산 문제로 인해 가격이 낮은 신진 작가 작품을 수집할 의향이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한국 작가들의 기본 정보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정보 오류와 누락이 빈번하며 영문명 표기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정확한 작가명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 작품은 서구권 미술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 구매를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외미술관의 한국미술품 소장 확대 방안으로 국외미술관이 이미 소장한 한국미술품에 대한 연구를 돕기 위한 한국미술 데이터베이스(DB)와 리서치 정리 인력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한국미술 작가와 작품 정보에 대한 표준화 사업, 미술진흥전담기구(가칭)를 통한 기부금 마련, 한국미술공동구입(가칭) 기금 조성, 북미권역의 한국계 큐레이터 네트워크 지원도 언급했다.

References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