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는 아티스트 듀어 문경원&전준호의 개인전 “서울 웨더 스테이션”을 11월 27일까지 개최한다.
듀오로 활동하고 있는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서울 웨더 스테이션”에서 급변하는 전 세계 환경 문제를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한다.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자연은 인간과 대립되는 정복과 개발의 대상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인간 중심적 관점을 벗어 던지고 ‘비인간’의 관점으로 자연을 바라보고자 했다. 이들은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문제를 다각도로 살피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했으며, 이를 통해 대안적 미래를 그리는 임시 ‘기상관측소’로서 전시를 기획하였다.
관객들은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의 안내에 따라 신작 ‘불 피우기’(2022)로 안내된다. 스팟의 내부에는 비전, 음향, 온도 감지 센서와 카메라뿐만 아니라 탄소 측정 장치가 탑재되어 있어 전시장 곳곳에서 탄소 측정을 한다. 스팟의 안내로 보게 되는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은 ‘돌’의 관점으로 수천 년 지구의 서사를 소설의 형태로 보게 된다. 이 소설은 인공 지능이 작성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기후 문제에 대한 주제는 3층에 전시된 ‘모바일 아고라: 서울 웨더 스테이션’(2022)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듀오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불러모아 극한의 기후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을 법한 디자인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전시장에는 조류의 호흡기에서 착안해 무호흡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인공 ‘슈퍼 폐’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수면 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시 모델 ‘I-City/We-City’ 등을 선보여 자연재난 상황을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기후 비상 사태와 생태계 붕괴 가속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8개국의 예술 기관들이 발족한 월드웨더네트워크(WWN: World Weather Network)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2009년부터 듀오로 활동 중인 두 작가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동시대 예술의 본질적 의미와 역할에 질문을 던지고 현실과 예술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모순과 양면성을 되돌아보는 작업을 펼쳐 왔다. 두 작가는 디자인, 과학, 철학,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전시 틀에서 벗어나 영상, 설치, 아카이브, 출판물, 다학제적 연구 및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작업 과정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의 대표작인 ‘미지에서 온 소식’은 2012년 제13회 카셀 도큐멘타에서 시작되어 시카고, 취리히, 일본, 등 서울을 포함한 다양한 도시를 순회하며 지금까지 발전해 오고 있는 프로젝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