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on Variable” Installation view ©MMCA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소장품 특별전 “가변하는 소장품”을 서울관에서 7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무형의 상태와 비물질로 이루어져 다양한 조건과 가변적 특징을 보여주는 동시대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듯 느껴지는 가변적인 현대미술의 특징과 영구소장되는 미술관 소장품이라는 특별한 조건을 조합하여 작가의 손을 떠나 미술관에 남겨진 작품 이면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전시는 ‘가변하는 관계’, ‘가변하는 크기’, ‘가변하는 장소’ 3개의 주제와 함께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향기나 소리, 기억, 관계 같은 비물질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작가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과학, 기술, 협업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 다른 시간대, 다른 장소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새로운 장소와 맥락으로 재현되는 과정처럼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롭게 해석되는 ‘가변적’ 속성을 살펴본다.
또한, 작품 소장과 함께 작가가 남긴 다양한 구술 자료, 인터뷰, 설치 매뉴얼 등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쉽게 공개되지 않는 자료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평소에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 감상에서 우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거나 남겨지지 않는 요소들, 사라지는 작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혹은 굳이 묻지 않아도 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보길 제안한다.
전시를 보고 전시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향가루가 재로 변하며 사라져 가던 오인환 작품에서 나던 향 냄새와 귓가에 맴도는 김소라의 반복적인 사운드, 잔상으로 남은 ‹다다익선›의 영상 이미지를 떠올리고, 박찬경의 ‹5전시실›을 통해 과거에 방문했던 미술관의 기억을 떠올리며 오랜 시간 음미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경험이 오래도록 무형의 감각과 기억으로 남아 작품 감상의 마지막 구성 요소로 기억되길 바란다.
오랜 시간 남아있을 미술관과 그곳에 영구 소장된 작품들은 기후위기와 더불어 일상으로 다가온 전 지구적 재난, 환경 변화에 의해 사라지거나 새로운 가변적 속성과 예술의 범위, 의미를 통해 확장될 것이다. 그렇기에 미술관은 동시대 작품의 탄생이 어떠한 질문에서 시작했고, 왜 이런 형태가 되었으며, 다음 세대, 새로운 창작 환경에서는 어떻게 전달되고 남겨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공간일 수 밖에 없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과 이를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예술적 경험으로 남게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