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view of Incheon Art Platform. Image courtesy: Incheon Art Platform.
작가들의 이력을 보면 많은 경우 레지던시(입주작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력은 특히 신진 작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일정 기간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기관에서 지원하는 워크숍과 전시에 참여하며 다른 미술계 사람들과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수상 경력이 되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인천아트플랫폼은 국내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는 인천아트플랫폼의 방문객 수를 늘리고자 예술가가 아닌 일반 시민을 위한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미술계는 강력히 반대했고, 인천시는 이에 대한 미술계 입장을 일부 수용해 인천 예술가들의 입주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타지역 예술가들을 위해서는 대체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으로 의견을 바꿨다. 즉, 프로그램의 운영 중단 대신 인천 예술가들을 위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새로운 운영 방침을 위한 대체 장소를 명시하지 않았고, 국내외 작가들을 맞이했던 기존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한 명확한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시와 기관이 레지던시의 본질과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Exterior view of Incheon Art Platform. Image by Incheon News.
예술가들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는 단순히 스튜디오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과 지식을 교류하고 협업을 도모하며 레지던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는 또한 관람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라는 혜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번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방안 개편 방침에 대해 지역 예술 단체, 시민들 그리고 인천시의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놨다.
100년 이상 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해 2009년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은 근대의 역사가 보존된 개항장 거리에 위치한다. 플랫폼에는 전시장, 공연장, 인천생활문화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14년간 운영되었다. 이곳에서는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 윤석남, 2023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전소정,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 참여한 차지량, 중국 작가 조우치 등 국내외 쟁쟁한 작가 500명이 거쳐 갔다.
한편, 공주문화관광재단의 ‘공주문화예술촌’은 공주를 중심으로 한 예술가 중심의 레지던시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해 미술계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예술가들의 역량 강화와 예술적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예술촌 운영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의 이전·변경 문제는 오는 15일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 행정 감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