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하는 한국화랑협회 주최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Kiaf) 서울’이 9월 4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프리즈(Frieze) 서울’과 공동 개최된다. 이번 키아프는 지난해보다 참여 갤러리 수가 줄었지만, 전 세계 22개국의 206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국내 갤러리는 132곳, 해외
갤러리는 74곳으로 3분의
1 이상이 해외 갤러리로 구성되었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Galleries)’ 섹션과 10년 미만의 신생 갤러리를 대상으로 하는 ‘플러스(Plus)’ 섹션, 작가 개인전 형태의 ‘솔로(Solo)’ 섹션으로 나누었다.
또한 국내외의 주목할 만한 팀을 소개하는 ‘키아프 온사이트: 보이지 않는 전환점(Kiaf onSITE: Invisible
Transitions)’과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는 ‘키아프 서울 2024 하이라이트(Kiaf SEOUL 2024 HIGHLIGHTS)’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프리즈
서울과의 공동 개최를 통해 키아프가 많은 성장을 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2년간 프리즈가 완판승을 거두었던 것처럼 올해도 판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키아프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미주, 북유럽, 서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의 해외 갤러리가 참여했으나 프리즈와
비교했을 때 굵직한 해외 메가 갤러리들의 수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심사로 참가 갤러리를 선별했다고는 하나, 단순히 참가 리스트업만을 보았을
땐 그 실효성을 느끼기 어려워 이 부분은 페어가 오픈한 뒤에 확실히 알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군데의 갤러리와 작가를 추려보았다.
| 갤러리즈 섹션
‘갤러리즈’ 섹션에는 총 165개의 갤러리가 참가하는 가운데, 김환기, 김창열, 박서보, 전광영과
같은 한국 미술계 거장들부터 해외 갤러리들의 개성 넘치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 국제갤러리에서는
조각가 김윤신을 집중 조명하며, 가나아트는 심문섭과 임동식 외 다수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사진 조각으로 잘 알려진 권오상의 작품을 출품한다. 권오상은 조각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조형 구조에 탐닉한다. 그는 실험적인 매체 융합을 통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조각을
선보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홍콩 크리스티에서
2013년과 2011년에 각 약 1,800만
원과 5,000만 원에 낙찰된 이력이 있다.
조현화랑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안지산의 작품을 출품한다. 안지산(b.1979)은 자신의 심리, 기억, 경험, 트라우마를 캔버스 위에 재해석하여 새로운 내용과 시간을 덧입히고, 극적 상황으로 연출해 낸다. 처음 작품을 보면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겨진 작가만의 개성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안지산 작가의 작업의 경우, 10호는 300만 원 후반, 120호와 150호 사이의 크기는 2,400만 원대 선이다.
Ahn Jisan, Mary in the Forest, 2021 ©Arario Gallery
스페인
알바란 부르다 갤러리(Albarran Bourdais)는 덴마크 아티스트 그룹인 슈퍼플렉스(SUPERFLEX)의 설치작품을 소개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자 한다. 자본의
불균형, 이주, 저작권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삼으며,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장르의 구분을 넘나드는 작업 활동을 보여준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스위스 쿤스트할레 바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력이 있으며, 최근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많은 관객들이 방문하기도 하였다.
슈퍼플렉스는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이는 만큼 판매 가능한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유리병을 4개 층으로 쌓아 올린 〈Non - Alcoholic - Vodka -
Tower〉(2006)는 대략 6,700만 원에, LED를 활용한 벽면 설치 작업인 〈There Are Other Fish
In The Sea (Wall Version)〉(2019)는 5,100만 원 정도의 가격선이다. 또한 분홍색 콘크리트를 쌓아 올린
조각은 약 2,200만~2,900만 원 정도의 가격대이다.
| 플러스 섹션
‘플러스’ 섹션은 신생
갤러리들을 소개하는 섹션인 만큼 젊고 신선한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작가로 드로잉룸(dR)의 캇챠 파린(Katja Farin)과
띠오(THEO)의 윤향로 작가가 있다. 미국의 젊은 작가인
캇챠 파린(b.1996)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상적 상황을 다채로운 피부색의 인물들과 대담한 색채로
표현하며 비현실성과 일상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작가이다.
올해
열렸던 페이스 갤러리 그룹전 “All Walks of Life”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20호 작업이 200만 원 선이고, 종이에 아크릴로 그린 4호짜리 소품이 약 100만 원대에 거래되었다.
또 다른 신생 갤러리인 띠오(THEO)의 윤향로 작가는 동시대 이미지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추상 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유사 회화(Pseudo Painting)’라는 개념 아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회화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미지 요소들을 참조하며, 이를 회화로 변주시킨다.
윤향로 작가의 경우, 대형 작업도 많지만, 소장하기 좋은 10x10cm 정도의 유화 소품은 약 100만 원대 중반 이하의 가격대로 책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