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프리즈 서울의 시작이 어느덧 1주 뒤로 성큼 다가왔다. 동시대 현대 미술에 중점을 두는 프리즈
서울은 갤러리 섹션을 비롯하여, 고대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미술사적으로 유의미한 작품들을 다루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섹션과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 10곳과 함께 아시아의 유망한 신진 작가를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을
별도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대를 초월하는 세계적인 명작들을 소개하고자
하였고, 또 개최지의 지역성을 십분 살려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함으로써 글로벌한 감각을 잃지 않고자
했다. 이 외에도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Frieze Artist
Award), 프리즈 필름(Frieze Film)과 다양한 행사들이 프리즈 기간에 진행되어
볼거리들이 풍부할 듯하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 참가하는 갤러리들은 전 세계 30개국에 걸쳐 있는데, 특히 한국에 거점을 둔 갤러리 중심으로 아시아 주요 갤러리들이 참여한다. 110여 개 달하는 갤러리 중 놓치지 말고 들려야 할 갤러리 몇 곳을 추려보았다.
|갤러리
올해 프리즈 서울의 갤러리 섹션은 전 세계 유수 갤러리 80여 곳과 함께
꾸렸다. 가고시안(Gagosian), 데이비드즈워너(David Zwirner), 페이스(Pace Gallery),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 스프루스 마거스(Sprüth
Magers)등의 해외의 메이저 갤러리들이 참여하며, 국내 주요 갤러리로는 국제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현대, 조현갤러리, PKM 등의 갤러리가 있다.
눈여겨볼 만한 갤러리 및 작가로는 가고시안 갤러리의 에바 유스키에비츠(Ewa
Juszkiewicz)와 하우저앤워스의 니콜라스 파티(Nicholas Party)가 있다. 플로라 유크노비치(Flora Yukhnovich), 안나 웨이언트(Anna Weyant)와 더불어 글로벌 아트 마켓에서 주목받는 3인의
젊은 여성 작가 중 하나인 에바 유스키에비츠(b.1984)는 전통적인 유럽 초상화 속 여성의 얼굴을
보자기로 감싸거나 얼굴 대신 화초를 그림으로써 여성을 평가의 대상으로부터 탈피시키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올해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25호
크기의 2018년 작 유화가 약 1억 1,700만 원가량에 낙찰되었으며, 3월에 동일 경매사에서 40호 크기의 2015년도 작품이 약 6억 2,800만 원에 거래되었다.
특히 작년 해외 옥션에 유화가 출품되는 족족 추정가 상한선을 넘는 선에 작품이 낙찰되며 작가의 높은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니콜라스 파티(b.1980)는 파스텔을 사용하여 미술사의 재현 전통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구상화를 선보이는 작가로, 미술사적으로도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미술시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8월 31일에 호암미술관에서 개인전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린넨에 파스텔로 그린 100호~120호대 정물화는 작년 크리스티와 필립스 홍콩 경매에서 각각 약 58억 5,000만 원과 약 43억 8,000만 원에 낙찰된 이력이 있다.
|프리즈 마스터스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는 지난해에도 참여했던 가나아트, 학고재, 일본의 Tokyo Gallery + BTAP부터 올해 첫 참가하는
갤러리 신라, Asia Art Center, DAG, Liang Gallery 등이 있다. 특히 우손 갤러리에서는 이명미 작가(b.1950)의 혁신적인 전시라
평가받는 1977년도 “GAME” 전을 재조명하는 솔로 스탠드를
개최한다.
단색화 스타일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70년대
후반, 자신의 직관과 감성에 따른 자유로운 표현의 길로 접어들면서 일상적 소재를 밝은 색상과 단순한
형태로 구현해내는 〈놀이-PLAY〉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명미
작가의 유화 작품은 5호와 같은 소품의 경우 400만 원
정도이며, 50호는 약 2,600만 원 대의 가격대이다.
도쿄 갤러리 + BTAP에서는 1960년대 아방가르드 운동과 오늘날의 미술 간의 간극 이어주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서보와 최명영, 이진우 등과 같이 단색화로 잘 알려진 작가들이기에 다수의 갤러리에서 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한 자리에서 그 흐름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작품가를 살펴보자면, 올해 상반기에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서 유사한 붉은색의 10호 작품들이 4월에는 1억 3,000만 원, 6월에는 1억 5,500만 원에 낙찰되었다. 또한 4월에는 8호짜리 70년대 구작이 1억 2,000만 원에 낙찰된 이력이 있다.
|포커스 아시아
신선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 주목할 작가는 백아트(Baik Art)의 박경률 작가(b.1979)이다. 박경률 작가는 전형적인 회화에서 벗어나 직관적으로 그려낸 다양한 이미지를 어떠한 질서나 연관성 없이 그리며, 한 화면 속 요소들의 구성만으로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최근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트렌드인 경쾌한 색감과 추상적인 구성에 부합하는 박경률 작가의 작업은 500만 원 미만의 작품들도 있어, 특히 젊은 컬렉터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이번 페어에서 전시되는 박경률 작가의 회화 작품 〈Picture 3-7〉(2023)를 모티브로 한 유니폼 셔츠가 제작될 예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