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한국에서는 성격과 규모가 서로 다른 주요 비엔날레가 전국에서 동시에 열린다.
광주와 부산의 국제 현대미술 비엔날레부터 제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제주비엔날레, 도자·조각·자연미술에 특화된 비엔날레까지 그 성격도 다양하다.
K-ARTNOW가 10월에
관람할 수 있는 주요 비엔날레의 핵심 내용과 설립 배경, 각 지역의 미술·문화적 특징을 정리하고, 비엔날레와 함께 살펴볼 만한 주요 미술관과
현재 진행 중인 대표 전시를 소개한다.
1.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좌) 공식 포스터, (우) 전시작품 〈송진 연못〉 전경 / 사진: 광주비엔날레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 You Must Change Your Life》
기간: 2026. 9.
5.–11. 15.
장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및 광주
일대
예술감독: 호추니엔(Ho Tzu Nyen)
참여 규모: 22개국 43명(팀), 약 300점
웹사이트: Gwangju Biennale
설립 배경
광주비엔날레는 1994년 설립이 발표되고 1995년 제1회 행사가 개최된 한국 최초의 대규모 국제 현대미술
비엔날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경험을
가진 광주에서 출발해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동시대 예술을 국제적으로 연결하는 문화적 장을 구축해 왔다.
2026 비엔날레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고대 아폴론의 토르소」 마지막 구절에서 제목을 가져온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삶의 새로운 형태와 가능성이 어떻게 출현하는지를 탐구한다. 호추니엔 예술감독과 박가희, 브라이언 쿠안 우드, 최경화 큐레이터가 기획에 참여했으며, 본전시와 함께 광주 전역에서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지역 특징
광주는 30년 넘게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며 국제 현대미술 네트워크를
축적해 온 도시다. 5·18의 역사와 민주·인권·평화라는 도시의 기억 역시 광주의 문화예술 지형을 형성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CC는 전시와 공연, 아시아
문화 연구, 창·제작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문화기관으로 광주의
동시대 문화예술을 이해하는 핵심 공간이다.
추천 전시 |
2026 ACC 미래상: 김영은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기간: 2026. 9.
3.–2027. 2. 14.
장소: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1관
관람료: 무료

김영은,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 2026, 115.4채널 사운드, 3채널 영상, 조명, 60분. / 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김영은은 소리와 청취를 통해 역사에서 충분히 기록되지 못한 이동과 이주의 경험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115개의 스피커를 활용한 대규모 사운드 설치로 아시아의
이동과 이주를 공간 전체에서 청각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한다.
2. 2026 부산비엔날레
《불협하는 합창 Dissident Chorus》
기간: 2026. 8.
29.–11. 1.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스페이스 원지, 구 부산남고등학교
전시감독: 에블린 사이먼스(Evelyn Simons)·아말 칼라프(Amal Khalaf)
참여 규모: 22개국 46작가·팀(49명)
웹사이트: Busan Biennale
2026

(위) 부산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아래) 2019년 영국 마게이트 터너 컨템퍼러리에서 열린 터너상 시상식에서 타이 샤니의 작품이 전시된 모습. / 사진: David Levene·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설립 배경
현재의 부산비엔날레는 2002년 출범했다. 바다를 통해 사람과 물자,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랫동안 교차해 온
항구도시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국제 현대미술의 장을 지향해 왔다.
2026 비엔날레
2026 부산비엔날레는 소리와 진동,
몸과 기억에 주목한다. 노래와 춤, 의례와 퍼포먼스, 저항의 목소리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들이 차이를 지우지 않고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살펴본다. 참여작가 약 70%가 이번 행사를 위해 제작한 신작을 선보이며 부산현대미술관, 선박 관련 창고였던 스페이스 원지, 구 부산남고등학교라는 세 장소를
연결한다.
지역 특징
부산은 해양문화와 산업화, 이주와 피란, 노동의 역사가 중첩된 항구도시다. 부산비엔날레 역시 이러한 장소와
기억을 국제 동시대 미술의 문제와 연결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 부산시립미술관
2024년부터 진행한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2026년 9월 재개관한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 미술의 역사와 국제
미술관 네트워크를 함께 확장하는 새로운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추천 전시 |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
기간: 2026. 9.
17.–2027. 2. 14.
장소: 부산시립미술관 본관 2층
작품: 약 250점 및 관련 자료 450여 점

부산시립미술관 재개관 특별전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 1945-1953》 설치 전경. / 사진: 부산시립미술관
광복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후까지의 한국 사회를 미술작품과 기록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재개관 주요 전시다. 당대를 경험한 작가들의 작업과 동시대 작가의 해석을 교차시키며 1945년
이후 한국 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을 미술사의 시각에서 조명한다.
3.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
기간: 2026. 8.
25.–11. 15.
장소: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 원도심 일대
참여 규모: 국내외 69명(팀)
웹사이트: Jeju Biennale

(좌) 제주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우) 참가작품 설치모습 /사진: 제주비엔날레
설립 배경
제주에서는 1995년 프레비엔날레가 시도됐으며 현재의 제주비엔날레는 2017년 제1회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역사, 생태적·문명적 특수성을 동시대 미술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고 제주를 국제적인 예술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2026 비엔날레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의 토착문화가 북방 문명과 만나 섞이고(허끄다), 모이고(모닥치다) 다시 변용(이야홍)되어 온 과정에 주목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제주 민요의 후렴구인 ‘이야홍(Iyahong)’을 핵심 개념으로 하여, 흐르고 섞이며 다시 태어나는 변용의 과정을 함축한다. 유배·돌문화·신화를 주요 축으로 삼아 제주의 역사와 자연, 신앙과 문화가 만들어낸 다층적인 구조를 동시대 미술로 풀어낸다. 참여
작가 가운데 약 30%는 제주 작가로 구성됐다.
지역 특징
제주는 남방 해양문화와 북방 대륙문화가 교차해 온 화산섬으로 독특한 자연환경과 신화, 민속, 역사적 경험이 강한 지역성을 형성한다. 이러한 장소성 자체가 제주 현대미술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제주에 정착해 작업했던 김창열의 예술세계와 자료를 집중적으로 소장·연구하는
작가미술관으로, 제주 현대미술의 또 다른 축을 살펴볼 수 있다.
추천 전시 |
《파리의 화가 김창열 Kim Tschangyeul: A Painter in Paris》
기간: 2026. 6.
30.–10. 18.
장소: 김창열미술관 2·3전시실, 영상실
작품: 28점

〈물방울, DR98001〉, 1998, 마포에 아크릴릭, 유채, 330 x 195cm (3pcs) / 사진: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프랑스 드라기냥 작업실 입구에 선 김창열 화백 / 사진: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김창열이 파리에서 구축한 회화세계를 중심으로 그의 작업을 살펴보는 전시다. 함께
진행되는 《은은한 문제: 김창열의 신문지 작업》에서는 신문지를 활용한 회화 24점도 만나볼 수 있다. 두 전시 모두 10월 18일까지 열린다.
4.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땅이 만든다
Earth Makes》
기간: 2026. 9.
18.–11. 1.
장소: 이천·광주·여주
예술감독: 이대형
웹사이트: Gyeonggi
Ceramics Biennale 2026

(좌) 경기도자비엔날레 공식 포스터 (우)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전시전경 / 사진: 경기도
설립 배경
경기도자비엔날레는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와 함께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로 출범했다. 이천·광주·여주에 축적된
한국 도자문화의 전통을 국제 현대도예와 연결하고, 도자를 공예의 영역에서 현대미술의 중요한 매체로 확장해
온 국제행사다. 2026년으로 13회를 맞았다.
2026 비엔날레
《땅이 만든다》는 도자 창작의 중심을 인간에게만 두지 않고 흙과 물, 불, 시간, 기술,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확장한다.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의 본전시를 중심으로 광주와 여주에서 국제공모전, 특별전, 소장품전과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지역 특징
이천·광주·여주는 조선시대부터
한국 도자의 핵심 생산지역으로 이어져 왔다. 전통적인 도자 생산기반과 현대 도예·공예 인프라가 함께 축적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엔날레의 성격과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직접 연결된다.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여주에 위치한 경기생활도자미술관은 생활도자와 공예를 중심으로 전통적 쓰임과 동시대 도예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추천 전시 |
《낯선 전통》
기간: 2026. 9.
18.–11. 1.
장소: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좌)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전경, (우) 참가작품 / 사진: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청자와 백자로 대표되는 익숙한 한국 도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토기, 흑유자기, 옹기, 철화분청 등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한국 도자의 전통을 살펴본다. 원로부터 신진까지 여섯 작가가 전통적인 재료와 제작기법을 동시대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한다.
5.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공명장
Resonance Field》
기간: 2026. 9.
30.–11. 15.
장소: 성산아트홀, 창원의집, 창원역사민속관, 진해역
일원, 마산어시장
공동예술감독: 조혜정·장쥔(Jiang Jun)
참여 규모: 14개국 74팀(81명), 약 200점
웹사이트: Changwon
Sculpture Biennale

(좌)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공명장' 공식 포스터, (우) 백정기, 〈능동적인 조각〉, 2023, 금속분말 캐스팅, 송신기, 라디오, MP3 플레이어, 스테인리스, 파이프, 나무, 혼합재료, 가변 설치. 사진: 페이지비(안진우) 사진: 창원조각비엔날레
설립 배경
창원조각비엔날레는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문신의 업적과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0년 시작한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모태로
한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로 전환해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으며,
문신을 비롯해 김종영 등 주요 조각가를 배출한 지역의 조각문화와 연결되어 있다.
2026 비엔날레
《공명장》은 조각의 물질성과 신체성이 인간과 세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다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창원·마산·진해의 다섯 공간을 하나의 이동 경로로 연결하고, 본전시와 《조각
이전의 조각》, 디지털 아카이브 《창원 조각 아틀라스》를 함께 구성한다.
지역 특징
현재의 창원은 창원·마산·진해가
통합된 도시로 계획산업도시, 항구도시, 근대도시의 서로 다른
역사와 공간이 한 도시 안에 공존한다. 동시에 문신과 김종영 등 한국 현대조각의 주요 작가들과 깊은
연관을 가진 지역이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문신이 자신의 고향 마산에 직접 건립한 미술관을 기반으로 조성된 작가미술관으로,
조각과 드로잉, 석고 원형과 아카이브를 통해 문신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추천 전시 |
《The Origin》
기간: 2026. 2. 24.–2027.
8. 29.
장소: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The Origin》 전시작품 / 사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문신의 조각을 제작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만 여겨졌던 석고 원형을 독립적인 작품으로 바라보는 전시다. 완성된 조각 이전에 작가의 형태와 사고가 만들어지는 최초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창원조각비엔날레와 함께 보기에도
적합하다.
6. 제12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도시자연미술:
나의 창에 햇볕을 드리워줘》
기간: 2026. 9.
12.–11. 8.
장소: 구 공주양조장, 자연미술관Ko, 제민천 일원
웹사이트: Geumgang
Nature Art Biennale

(위) 공식 포스터, (아래) 참가 작가들과 설치작품 / 사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홈페이지
설립 배경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뿌리는 1981년 공주에서 결성된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야투’에 있다. 야투는
자연 속에서 직접 작업하는 자연미술 운동을 전개하고 1990년대부터 국제 자연미술 교류전을 이어왔다.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2004년 제1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출범했다.
2026 비엔날레
올해는 ‘도시자연미술’을
주제로 자연과 도시의 관계에 주목한다. 기존 자연공간 중심의 활동에서 공주 원도심과 제민천까지 영역을
넓히고 본전시, 자연미술큐브전, 국제학술행사와 교육·교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지역 특징
공주는 백제의 역사도시인 동시에 1980년대부터 야투를 중심으로 한국
자연미술 운동이 지속되어 온 곳이다. 오랜 역사문화와 자연환경, 자연미술이라는
독특한 현대미술 활동이 한 지역 안에서 공존한다.
+국립공주박물관
웅진백제의 역사와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을 집중적으로 소장·연구하는
국립박물관으로, 현대 자연미술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 지역의 오랜 역사적·문화적 기반을 살펴볼 수 있다.
추천 전시 |
특별전 《한국의 영산, 계룡산》
기간: 2026. 9.
22.–2027. 3. 1.
장소: 국립공주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료: 무료

(좌) 국립공주박물관 수장고의 전시공간 누림, (우) 특별전 《한국의 영산, 계룡산》 포스터 / 사진: 국립공주박물관
공주와 충청 지역의 대표적 산인 계룡산을 주제로 마련한 특별전으로, 계룡산이
오랜 시간 형성해 온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다양한 문화유산을 통해 살펴본다. 전시에는 실물자료와 함께
주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도 활용된다.
한국의 가을과 여섯 개의 비엔날레
이처럼 살펴본 2026년 가을의 한국 비엔날레는 국제 동시대 미술부터
도자와 조각, 자연미술까지 각 지역이 오랫동안 형성해 온 역사와 문화적 기반 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진다. 광주와 부산은 국제 현대미술과 도시의 역사적 경험을 연결하고, 제주는 섬의 문화와 자연, 경기는 도자문화, 창원은 조각, 공주는 자연미술이라는 고유한 배경을 갖는다.
관람 방식 역시 하나일 필요는 없다.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폭넓게
살펴보고 싶다면 광주와 부산을,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에 관심이 있다면 제주를, 도자와 조각처럼 특정 매체와 조형언어를 집중해서 보고 싶다면 경기와 창원을,
자연과 예술의 관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공주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비엔날레의 규모나 명성만을 기준으로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관심과 취향, 관람 목적에 따라 한국 여러 지역의 서로 다른 비엔날레를 찾아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각 지역의 미술관과 문화기관에서
열리는 전시까지 함께 살펴본다면 하나의 비엔날레를 넘어, 그 지역이 오랜 시간 만들어 온 미술문화와
현재의 모습을 더욱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