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은 2026년 4월 16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제 디지털 미디어아트 플랫폼《2026 루프 랩 부산》을 부산 전역에서 개최한다.
 
미술관은 이 행사를 기술과 인간의 교차 지점에서 미래 예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도시 전역의 전시, 포럼, 예술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2026 루프 랩 부산》포스터 / 사진:부산시립미술관

이 전시와 더불어 운영되는 연계 프로그램은 작품 감상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 무빙이미지의 현재와 디지털 환경 속 예술의 구조 변화를 함께 검토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번 연계 프로그램은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부산시립미술관은《무빙 온 아시아》와 연계한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을 통해 아시아 영상예술의 가치를 주체적으로 재정립하고, 이어지는 아티스트 토크와 심포지엄을 통해 작품, 기술, 유통, 자본의 관계까지 함께 다룬다고 밝혔다.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

4월 22일(수) 11:00–14:00, 도모헌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 / 사진: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

가장 먼저 열리는 프로그램은 4월 22일 도모헌에서 진행되는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이 포럼을 “아시아 무빙이미지의 미래”를 주제로 한 학술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며, 아시아 13개국 16명의 기획자가 참여해 아시아 영상예술의 가치와 방향을 주체적으로 재정립하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공식 보도에 따르면 이 포럼은《무빙 온 아시아》와 연계되며, 에스노 퓨처리즘과 특이점, 메타 내러티브, 집단기억, 잠재적 분쟁 등의 문제를 주요 논의 축으로 삼는다.
 
이 포럼의 발표자 명단에는 왕한팡, 왕웨이웨이, 라흐마디야 트리아 가야트리아, 패들리 사브란, 타다 카오리, 이승아, 핌파카폰 폰펭, 클라리사 치키암코, 카를로스 퀴존, 제시카 클라크, 메건 타마티-퀘넬, 오 헤이만, 빌군 투브신볼드, 아이리스 롱 등이 포함되어 있다.
 
왕한팡은 대만의 독립 큐레이터로 최근 뉴타이베이시립미술관 전시 공동기획에 참여했고, 왕웨이웨이는 홍콩 CHAT의 전시·소장품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타다 카오리는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영화·뉴미디어 전공 박사 출신으로, 도쿄도사진미술관이 주관하는 예비수국제영상제 큐레토리얼 팀과 큐레이터를 지낸 바 있다. 클라리사 치키암코는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큐레이터이자 킹스칼리지런던 박사과정 연구자로 소개되며, 동남아시아 초기 비디오 설치 작업을 다룬 전시를 공동 기획했다.
 
카를로스 퀴존은 마닐라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사학자·비평가·큐레이터로 알려져 있고, 메건 타마티-퀘넬은 마오리와 퍼스트 네이션스 현대미술을 오랫동안 다뤄 온 큐레이터다. 아이리스 롱은 예술과 컴퓨팅의 관계를 연구하는 독립 큐레이터로 소개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를 단순한 지역 범주로 구분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지와 기억, 지역성과 기술, 지정학과 서사가 교차하는 복합적 담론 생산의 장을 구성하는 포럼으로 읽힌다. 전시가 작품을 보여주는 형식이라면, 이 포럼은 그 작품들을 해석하는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학술적 장치에 가깝다.
 
 

아티스트 토크 1·2

4월 24일(금) 10:30–12:00, 스페이스 원지


아티스트 토크 1·2 / 사진: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

4월 24일 오전 스페이스 원지에서는 두 개의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진다. 이 프로그램은 크리스티나 루카스와 루시아 레볼리노가 참여한다.《공유된 이야기들》은 스페인 비디오 아트의 현재와 미래를 짚으며 영상 매체가 기억과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다루고,《예측 불가능한 대기》는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정보와 지식의 변화, 그리고 기후 모델의 변형된 읽기 방식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제시되었다.


(좌) 크리스티나 루카스, (우) 루시아 레볼리노 / 사진 : 부산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

크리스티나 루카스는 1973년 스페인 하엔에서 태어나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정치·경제 구조와 권력의 메커니즘, 공식 역사와 집단기억 사이의 모순을 영상과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다뤄왔다.
 
루시아 레볼리노는 과학과 예술을 결합해 디지털 미학을 탐구하는 작가이자 컴퓨테이셔널 디자이너로 소개되며, 현재 런던의 포렌식 아키텍처와 연결된 연구·디자인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작업은 서사와 데이터라는 다른 입구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가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해석의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아티스트 토크 3

4월 24일(금) 12:30–14:30, 리앤배 갤러리


WHYIXD 의 작품 / 사진 : 리앤배갤러리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부터는 리앤배 갤러리에서 WHYIXD의《풍경의 해상도》가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풍경을 단순한 외부 자연의 재현으로 보지 않고, 인간이 환경을 감지하고 해석하는 방식 자체의 문제로 확장한다. WHYIXD는 바다, 바람, 전압, 미세한 환경 신호처럼 비가시적 요소를 수집한 뒤 이를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빛과 움직임의 조형 언어로 변환하며, 해상도라는 개념을 이미지의 선명도에서 인식의 밀도로 재정의한다.


WHYIXD / 사진 : 부산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

WHYIXD는 대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뉴미디어 아트 그룹으로 소개된다. 이 팀은 라이트 아트, 설치, 키네틱 아트의 문법 위에서 자연과 도시의 비가시적 데이터를 시각·공간 경험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따라서 이 토크는 디지털 풍경이 물리적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데이터와 감각, 내면적 경험이 함께 조직되는 새로운 시지각 형식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자리로 기능한다.
 


아티스트 토크 4

4월 24일(금) 15:00–17:00, F1963 석천홀


AES+F / 사진 : 부산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

4월 24일 마지막 프로그램은 오후 3시부터 F1963 석천홀에서 열리는 AES+F의 아티스트 토크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그룹 AES+F가 참여해 미디어아트의 동시대적 의미를 논의하는 자리로 안내되었다. 이 토크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과 고전적 이미지 구성 방식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시각적 긴장과, 그 안에서 사회적 권력과 욕망의 구조가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있다.
 
AES+F는 타티아나 아르자마소바, 레프 예브조비치, 예브게니 스뱌츠키, 블라디미르 프리드케스로 이루어진 러시아 출신 4인 콜렉티브다. 이들은 1987년 AES 그룹으로 출발해 1995년 프리드케스가 합류하며 AES+F로 재편되었고, 사진, 비디오, 설치, 디지털 기술의 경계에서 동시대 글로벌 문화의 가치와 갈등을 탐구해 왔다.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 러시아관의 Last Riot을 계기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며, 대형 멀티채널 비디오 설치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예술과 자본 심포지엄

4월 25일(토) 14:00–16:00, 해운대플랫폼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 / 사진: 부산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

연계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4월 25일 해운대플랫폼에서 열리는 예술과 자본 심포지엄이다.
 
제목은《디지털 아트 – 공유와 사유 사이》이며,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아트의 새로운 경험을 ‘공유’와 ‘소유’의 경계에서 살펴보는 프로그램으로 제시되었다.
 
이 심포지엄은《2026 루프 랩 부산》이 단순히 새로운 미디어 형식을 보여주는 행사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이미지를 둘러싼 가치의 생성, 유통의 방식, 소유의 문제를 함께 논의함으로써, 동시대 예술이 놓인 제도적·경제적 조건까지 시야를 확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 미디어아트를 둘러싼 미학적 문제와 경제적 현실이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는 자리로 작동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부산시립미술관의《2026 루프 랩 부산》연계 프로그램은 포럼, 토크, 심포지엄을 통해 전시의 외연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구조를 갖는다. 4월 22일의 아시아 큐레이터스 포럼이 이론적 프레임을 제시한다면, 4월 24일의 아티스트 토크는 개별 작업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아트의 실천적 층위를 드러내고, 4월 25일의 심포지엄은 그것이 놓인 경제적 조건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부산시립미술관이《루프 랩 부산》을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니라, 동시대 미디어아트를 둘러싼 생산과 해석, 유통과 논의가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적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