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희(Lim Sunhee b.1975) 작가는 용산의 임수빈 갤러리(IMSOOBIN GALLERY) 1, 2 두 공간(구 르와흐 갤러리 Ruach Gallery)에서 개인전 The Medium: Colored, Brushed를 6월 7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색채’와 ‘붓질’을 중심으로 표현한 회화의 평면성과 미디엄의 개념을 통해 작품의 존재감을 선보이고자 한다.
임선희 작가의 작품은 묘사를 통한 단순한 재현이나 내용이 아니라 미디엄 자체의 속성을 드러내는 평면성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붓질, 색채, 형태, 구도와 같이 회화의 기본이 되는 조형요소들을 통해 묘사적 회화들과 대비시켜 표현함으로써 미디엄으로서의 회화와 평면성의 개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 작품 중 ‘Brushed Blue, Red, and White Parrots’(2021)는 굵고 거친 붓터치로 이루어진 앵무새들이 빨강, 주황, 파랑, 초록의 색채로 그 형상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색채 농도의 큰 변화 없이 일정하게 칠해진 개체들은 공간의 깊이감을 제거하며 평면성을 보여준다. 또 다른 ‘Vanitas_The Best Moment’(2022)는 바니타스 회화의 촛불과 꽃을 소재로 하며 보색을 활용해 각각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간의 허무와 불안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최근 작업들은 전통적인 원근법이나 투시법적 화면을 벗어나 색채로 평면을 구성하는 작품에 집중한다. 작품 속 나타나는 대상은 여러 겹의 색채로 형태를 이루며 이들은 각각 유기적이며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고 있다. 이로써 작가가 회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고민해온 문제, 즉 자기 작품을 아울러 동시대 한국회화에서 미디엄과 평면성의 현대적 가능성과 조형의 본질을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