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Hyperfocal Focus》 © SONGEUN
송은은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 ‘스프링 피버’ 공모에 선정된 작가 김재현, 박지호, 최리아의 개인전을 5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스프링 피버는 송은미술대상 제정 25주년과 송은문화재단 신사옥 개관 5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2002-2020년까지
운영했던 송은 아트큐브 공모 형식을 가져와 신사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공모 프로그램이다.
개인전 개최 경력 2회 이하의 미술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에는
총 822명이 지원했으며, 포트폴리오 리뷰를 시작으로 개별
인터뷰와 스튜디오 방문 등 면밀한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3인의 작가를 선발했다.

Installation view of 《Red Circuit Ready》 © SONGEUN
2층에서 개최되는 김재현의
개인전 《과초점》은 기술 장치를 통해 선명한 이미지 소비에 익숙해진 동시대 시지각
환경에서, 무뎌진 인간의 감각 능력을 회화적 행위로 회복하고자 한다.
작가는 모든 피사체가 선명하게 담기는 사진학 용어 ‘과초점’을 차용하지만, 이를 기계적 재현이 아닌 개별 요소들이 맺는 관계에
주목하는 ‘경험적인 감각’의 은유로 치환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거름망이나 보도블록의 격자무늬를 따라 분해되는 낙엽, 분수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얼어붙은 인공 연못의 표면 등 도심 속에서 자연과 인공이 교차하는 찰나를 관찰하여 신작으로 선보인다.
3층 최리아의
개인전 《레드 서킷 레디》는 구리색 종이라는 매체를 주축으로 우리 몸에 스며든 지배와
규율의 감각을 탐구한다. 작가는 어린 말을 경주마로 길들이는 원형마장의 ‘조마삭 훈련(lunging training)’에서 영감을 받아, 외부의 위험을 방어하는 동시에 내부의 운동 범위를 제한하는 ‘펜스’의 이중성에 주목한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펜스, 기둥,
채찍과 로프 등의 기물들은 단단한 금속을 흉내 내고 있으나 가볍고 취약한 종이의 속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관람객의 감각을 교란한다. 관람객은 미로와 같은 벽면을 헤치며 종이라는 유연한 재료 위에 응축된 힘의 사이클을 경험하고, 익숙해진 순치(taming)의 감각을 환기하게 된다.

Installation view of 《Dump》 © SONGEUN
지하 2층에서 열리는
박지호 개인전 《덤프》는 통계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산출하는
미래 모델의 편향성과 제의적 성격을 조명한다. 전시는 1960년부터 2025년까지의 인구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 구성을 시각화했던 전작에서 발견한 데이터의 불완전한 징후로부터 출발한다.
박지호는 알고리즘의 오류를 수정하기보다 이를 시스템의 새로운 작동 조건으로 수용하는 본인의 노동하는 신체를 개입시켜,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는 지표들의 임의성을 폭로하고 관계의 저장층으로서의 ‘덤프’를 구축한다.
김재현, 박지호, 최리아
작가는 각기 다른 밀도로 응축해온 사유와 실천을 토대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각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펼쳐 보일 예술적 여정의 시작을 확인하고, 이들이 그려 나갈 앞으로의 궤적을
차분히 조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