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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더위를 식혀 줄, '물'을 주제로 한 전시 3개

올여름은 더욱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이가 휴가철에 바다, 강, 계곡을 찾아 시원한 여름을 보낼 계획이다. 서울, 청주, 김해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물’을 테마로 한 전시를 관람하며 더위를 식혀 보는 것은 어떨까?

Photo by Cia Gould on Unsplash.

여름 휴가는 모두가 일 년 중 가장 기다리는 시즌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올 여름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여름에 많은 사람이 여름휴가를 활용해 바다, 강, 계곡을 찾아 시원한 여름을 맞이할 계획을 하고 있다.

혹시 이번 여름에 서울, 청주 또는 김해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지나가는 길에 ‘물’을 주제로 한 전시를 살펴보며 더위를 식혀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서울 시민청,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김해의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Poster image of Hanna Chang Solo Exhibition “New Rock” at Cubic House 4 Gallery, Clayarch Gimhae Museum. (May 4, 2023 - March 31, 2024). Courtesy of the museum.

해변가를 거닐다 보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이 보이곤 한다. 암석이 파도에 부딪혀 조각나고 날카로웠던 돌덩어리가 바람을 맞아 마모되듯, 인간이 자연에 버린 플라스틱도 풍화 작용에 의해 변형되어 돌과 같은 형상을 갖게 된다.

2017년 바닷가를 거닐던 장한나 작가는 자연 현상을 통해 마치 돌과 같은 형상을 갖게 된 쓰레기 조각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전국의 해변과 강가를 찾아다니면서 2,000개가 넘는 표본을 수집했다. 작가는 이 표본들을 ‘뉴 락(New Rock)’이라고 칭한다.

Poster image of Hanna Chang Solo Exhibition “New Rock” at Cubic House 4 Gallery, Clayarch Gimhae Museum, Gimhae, Korea. (May 4, 2023 - March 31, 2024). Courtesy of the museum.

지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 하우스에 가면 장한나 작가의 뉴 락 표본 300여 점과 이를 채집한 현장을 담은 영상, 표본을 근접 촬영한 사진, 관찰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제주도 해안가, 동해, 남해, 서해 등 전국의 해변에서 수집된 뉴 락은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 사회가 빚어 낸 결과물이다. 동시에 작가에게는 새로운 미적 탐구 대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연 속에서 암석화가 진행 중인 플라스틱을 영상과 사진으로 확대 촬영했다. 작가는 뉴 락이 갖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기후 위기에 관한 실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023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키움전인 “뉴 락”은 어린이 전시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Poster image of “The Space of Water” at Dacheongho Museum of Art, Cheongju, Korea. (May 3, 2023 - July 16, 2023). Courtesy of the museum.

대전시와 충청북도 보은군·청주시 사이에 건설된 인공호수 대청호 근처에는 곳곳에 명소가 있다. 청주시 문의문화재단지에 있는 고인돌부터 기와집까지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즐기며 걷다 보면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이 나타난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은 호수가 있는 지리적 특성에 맞게 환경의 중요성과 생태계 보존의 문제를 ‘자연’, ‘환경’, ‘물’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다뤄왔다. 이번 기획전 “물의 공간”에서는 ‘물’이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기획전 “물의 공간”은 6명의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물의 이미지를 공감각적으로 재해석한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은 우리 삶 속에 항상 있어 자주 그 소중함이 간과되곤 한다. 전시는 작품을 통해 “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물의 쓰임과 순환, 나아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물의 문명과 미지의 세계까지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KIM LEE-PARK, '식물요양소 (Plant Sanatorium), 2023,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김원정 작가는 자연의 법칙을 차용해 인간 삶의 복잡성을 탐구한다. 김원정 작가는 물이 수증기로 변했다가 다시 강수로 변하는 것과 같이 모든 것이 순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각화한 작품을 제작했다. 작가의 작품 중 씨앗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관객이 물을 줌으로써 완성된다.

김이박 작가는 식물 치료 프로젝트를 통해 “의뢰자-식물-작가”의 정서적 유대감을 드러내고 이들의 관계가 식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식물 요양소’는 빛과 바람, 물에 의해 치유되어 가는 아픈 식물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모든 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생태계 순환에 ‘물’이 중요한 요소임을 환기한다.

이연숙 작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타인의 경험을 재조합해 공간 설치 작업으로 재현한다. ‘물을 걷는 집’은 물에 잠긴 집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대청호 수몰 마을의 수몰민들의 이야기를 접한 작가의 감정을 공간으로 구현했다. ‘물을 세운 장소’는 물 밖에서 바라본 물의 공간을 표현해 빛으로 인한 잔상만 남은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2창수 작가는 여러 장의 유리판에 이미지를 겹쳐 입체적 작품을 만든다. 작가는 청주 시민들의 생존을 책임져 온 무심천에 대한 기록을 추적하고자 유리판을 겹겹이 쌓아 단계별로 다른 이미지를 그려 냄으로써 시간을 표현했다. 또한 수몰되었던 옛 나무의 이야기를 보여 주는 ‘물, 나무와 문명 이야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듯한 우리 문명으로 인해 파괴된 자연을 되돌아보게 한다.

Haejung Jung, 'End Island (끝섬),' 2021, 3 channel video, 3D animation, FHD, color, sound, 16' 56".

정혜정 작가는 다양한 유기체들과의 공생, 비거니즘, 에코페미니즘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자연과 미디어, 인간과 비인간, 유기물과 무기물 사이를 오가는 작업을 한다. 그는 특히 ‘물’과 ‘액체성’을 키워드로 비디오, 애니메이션, VR등을 활용하여 작업한다. ‘끝섬’은 이미 멸종된 동물의 신체와 인체를 결합함으로써 이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하는지를 경험하게 한다. ‘액체인간’은 액체가 된 몸속을 탐험하며 마치 바다와 같은 액체성을 가진 몸의 공간을 유영한다.

홍수연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떤 형태들을 추상 회화로 표현하며 추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의미 있는 우연(Synchronicity)’ 연작은 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이 연작은 통제와 긴장감을 통해 쌓아 올린 색의 레이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한 효과를 드러낸다. ‘(抽象)DRAWN ELEPHANT’ 영상은 작가의 어린 시절 임사(臨死)의 기억을 소환한다. 작품은 2차원의 숨겨진 레이어의 과정들이 3차원의 화면으로 재현되어 마치 물 속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Poster image of Nakyum Hong Solo Exhibition “W Symphony” Sound Gallery, Seoul Citizens' Hall, Seoul, Korea. (July 3, 2023 - September 30, 2023). Courtesy of Seoul Citizen’s Hall.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한옥의 처마를 재해석한 현대식 유리 건물인 서울시청을 지나칠 것이다. 혹시라도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게 된다면 지하로 내려가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시청은 서울시의 주요 행정 건물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도 많기 때문이다.

시청 지하에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시민청이 있다. 그중 소리 갤러리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시민청의 취지에 따라 ‘소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소리 갤러리에서는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춘 청음 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소리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전시가 진행된다.

Captured image: Nakyum Hong, 'Beyond the Boundary,' 2013-2015, Video Installation (HD 1920X1080 Pixels, 44100 Hz 16 Bit Stereo), 30min.

지난 7월 3일에 열어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W심포니”전은 홍나겸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웨이브 2023 수도 ‘水道’ 서울” 공모사업을 통해 ‘사운드 미디어아트’ 부문에 선정되어 개최가 결정되었다.

홍나겸 작가는 영상과 사운드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그는 ‘자연의 원형’에서 포착한 빛과 소리 현상에 주목하고, 실존적 질문을 던지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신작 ‘W심포니’는 서울을 상징하는 장소인 한강을 중심으로 촬영되었다. ‘물은 춤’, ‘물은 빛’, ‘물은 화음’, 세 파트로 이루어진 작품은 한강이라는 거대한 생명의 물줄기가 흐르는 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는 한강의 생태공원을 찾아 물길을 따라 흐르는 파동의 에너지, 즉 한강의 근원적인 힘과 물성을 표현했다.

한강은 주변의 도시 소음으로 인해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강변에 수많은 생태공원이 조성되었지만 야생의 느낌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작가는 인공적인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자연의 모습을 포착하여 영상으로 기록한다. 그는 ‘롱테이크’ 방식을 통해 장시간 한강을 촬영함으로써 그저 ‘보는’ 한강이 아닌, 수많은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는 ‘듣는’ 한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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